등록날짜 [ 2013-06-18 09:49:50 ]
오쿠다 히데오 著 / 은행나무
얼마 전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된 『남쪽으로 튀어』의 원작자 오쿠다 히데오가 쓴 장편소설이다. 한마디로 매우 재미있다. 이야기 전개가 빨라 책을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뾰족한 물건만 보면 오금을 못 펴는 야쿠자 중간 보스, 언제부턴가 공중그네에서 번번이 추락하는 베테랑 곡예사, 장인의 가발을 벗겨 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젊은 의사, 느닷없이 찾아온 입스(Yips) 증후군으로 좌절하는 프로야구 선수, 강박증에 시달리는 여류 작가. 이들이 가야 할 곳은 어디일까? 이들은 모두 신경과의사를 찾아간다.
말도 안 되는 진단과 처방으로 환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하는 의사, 확 깨는 의상에 황당한 행동을 하지만 주사만큼은 잘(?) 놓는 간호사가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 그래서 내로라하는 신분의 환자들을 무장해제시키고 그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 웅크리고 있는 참 자아를 보게 한다. 거기까지다.
환자들에게 필요한 건 다름 아닌 자신의 모습 바로 보기였다. 남들이 아는 크고 강한 ‘나’가 아니라 여리기만 한 자신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 어렵게 쌓은 이력을 남을 시기하고 질투하여 한순간에 무너뜨릴 뻔한 사람, 세인들의 평가에 목을 매고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애써 외면하는 사람. 그들은 거짓말처럼 문제를 딛고 일어나 당당히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극복해 나간다.
요즈음 우리나라도 고질적인 정신병이 사회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왕따와 성적 비관으로 자살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우울증, 치매, 상대적 박탈감으로 가정이 해체되고, 전통적인 가족관계가 무너지고 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남에게 피해가 가든 말든 서슴없이 행동한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우위를 차지하려고 학위를 조작하거나 성형을 하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가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며 훼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치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참소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 아니하며 배반하여 팔며 조급하며 자고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는 자니 이 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딤후3:1~5).
우리의 연약하고 미련하고 비겁하며 졸렬한 모습을 다 아시는 주님이 계시다. 우리는 언제나 주님 앞에 이런 나를 들고 나오면 된다. 어떤 명의보다 뛰어난 의사이신 우리 주님이 나를 고치신다. 이 책을 덮을 때 “나에겐 주님이 계셔서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몰라요”라고 고백하게 될 것이다.
글/ 정성남
위 글은 교회신문 <34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