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8-07 09:59:11 ]
모기 겐이치로, 온조 아야코 著 / 김영사
MBC 아나운서의 화장한 얼굴과 민낯을 비교한 사진이 공개돼 포털사이트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은 “화장 전후, 여자의 변신은 무죄!” “같은 사람 맞아?” “역시 여자는 화장해야 해!” 같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화장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창조한다”는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화장으로 아름다워진 자기 모습을 보고 여성은 자기만족을 얻는 것은 아닐까? 일본 출신 뇌 과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모기 겐이치로(茂木健一)는 화장할 때 뇌와 내면이 일으키는 다양한 변화를 연구하여 책 『화장하는 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07년 7월에 뇌 과학 관점에서 ‘미의 본질’과 ‘화장의 본질’을 가네보화장품과 공동 연구하여 아주 흥미로운 검증 결과를 얻었다. 여성이 거울을 볼 때 뇌가 기뻐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여성이 질리지 않고 매일같이 화장하는 이유를 밝히는 힌트가 된다.”(42쪽)
여성 참가자 32명에게 자기 민얼굴과 화장한 얼굴 사진, 그리고 타인의 민얼굴과 화장한 얼굴 사진을 보여 주는 실험을 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법(fMRI)으로 뇌가 변화하는 모습을 측정한 결과, 모든 참가자의 뇌는 자기 얼굴과 타인의 얼굴을 인식할 때 활동하는 영역이 달랐다.
반면 화장한 자기 얼굴과 남의 얼굴을 볼 때는 같은 영역에서 유사한 활성화가 일어났다. 즉 참가자들의 뇌는 화장한 자기 얼굴을 타인의 얼굴 중 하나로 인식했다. 이 실험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화장을 함으로써 타인이 인식할 시선을 자기 안에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자기 모습을 확인하고, 사회적 자기를 구축한다. 상당히 추상적이고 수준 높은 지적 능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화장은 절대로 피부 위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수단이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준다. 화장은 겉모습만 관련한 문제가 아니다. 자기 얼굴에 화장하는 일은 자기 뇌에도 화장하는 일이다. (중략) 화장은 겉모습만 아름답게 만드는 수단이 아니라 내면도 바꾼다.”(47쪽)
면접관 앞에 선 지원자는 자기가 지닌 장점을 최대한 잘 드러내 보이려고 노력한다. 깔끔한 정장에 성실성 있게 보이는 머리 모양과 고운 얼굴로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표현한다.
그러고 보면 일상생활에서도 면접관 앞에 선 모습처럼 타인을 배려하는 생활습관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막말하는 사람들에겐 ‘고운 말’ 화장이, 공직자에겐 ‘바른 생활’ 화장이 어울릴 듯하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4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