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과거를 보며 미래를 준비하다

등록날짜 [ 2014-07-21 13:38:00 ]


EBS 역사채널e, 국사편찬위원회 著 / 북하우스

역사는 흘러간 사실이지만
, 해석하는 방식은 우리의 처지를 바탕으로 한다. 역사 e는 수많은 역사 가운데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골라 짧은 TV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내용을 심도 있게 정리해 놓은 책이다. 책은 역사를 통해 조상들의 지혜를 들여다보게 하고 지금 우리가 배워서 적용해야겠다고 다짐하게 한다. 책 머리말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

조선 왕조에서 폭군으로 불린 연산군이 한 말이다. 유학이 지배하던 당시, 연산군은 일탈을 일삼아 신하들의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연산군이 실로 두려워한 것은 자기 행적을 기록한 실록의 내용, 즉 역사였다. 모든 말과 행동이 기록되어 후손에게 남겨졌을 때, 자신이 당할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은 1부 어떻게 살 것인가, 2부 나는 누구인가, 3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적인 사실을 중심으로 돌출 간판같이 여러 단어가 나오고 마지막에는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설명이 따른다. 그중에서 14번째 꼭지 만년 후를 기다리는 책부분을 말하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1893888책 분량으로, 조선왕조 25472년간의 역사를 기록했다. 유네스코에서는 조선왕조실록500여 년 역사를 세세하게 담아낸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기록물로 인정해 훈민정음과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1997)으로 선정했다. 조선왕조실록은 정치, 경제, 법률, 교통은 물론 천문, 음악, 과학에 걸쳐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시대상을 다양하게 담고 있어 조선 시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타임캡슐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더해 조선왕조실록이 지닌 가치는 객관적이고 믿을 만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빛난다. 만일 임금이 사초를 보면 사관이 사실대로 적을 수 없다고 하여 왕과 대신들은 실록을 함부로 볼 수 없었다. “이 일은 기록하지 말라고 왕이 사관에게 내린 명령까지 있는 그대로 적은 책이다.

수많은 전쟁을 거쳐도 후세에 전해질 수 있게 필사가 아닌 인쇄본으로 여러 곳에서 비밀스럽게 보관했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우리는 조선왕조실록같은 기록유산을 보면서 조상들이 지닌 정신을 이어받아 모든 주요 정책을 기록해야 하고, 객관성을 담보해야 하고, 시대 상황을 잘 담도록 노력해야 한다.

역사 eTV에서 방영된 체제로 만들어진 즐거운 구성의 책이다. 이 책은 우리의 흥미를 끄는 환관(내시) 문제와 화냥년의 유래, 임진왜란 때 우리 편에 선 일본인, 독립운동에 나선 갑부 우당 이회영 일가 같은 알려지지 않은 여러 역사적 사실을 찾아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제시한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역사 e ‘다시보기를 한다면 그 감흥이 더 새로울 것이다.

/오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9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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