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10-13 11:55:49 ]
요나스 요나손 著 / 열린책들
“내 삶이 역사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면?”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 ‘나비효과’를 보며 인과(因果)의 무한한 가능성에 관한 상상을 많이 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다시 한 번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장이 되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주인공 알란 카손은 20세기, 즉 1901년부터 2000년까지 100년을 살아 가면서 세계사를 쥐락펴락(?)한다.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세계사를 흔든 중요한 인물들과 만나고, 자기 행동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정확히 깨닫지 못한 채 스스로가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1905년, 알란은 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중심에서 태어났다. 정치적으로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하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어머니 사이에서 정치에는 절대 관심을 갖지 말라는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 덕분인지 알란은 100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정치적으로 뚜렷한 색이 없었다. 하지만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전쟁 같은 정치 세계사의 중심에는 항상 알란이 있었다.
알란은 1차 세계대전을 멈추게 한 원인을 제공했다. 또 알란의 아이디어로 미국에서 개발 중이던 핵무기가 완성되었으며, 이데올로기 대립이 심한 중국에서 자유 중국이 대만으로 쫓기게 된 원인에도 알란의 영향이 컸다.
있을 법도 하고, 없을 법도 한 내용을 담은 책은 알란이라는 인물이 허구인데도 허구가 아닌 듯한 연출로 재미를 준다. 20세기 근대사를 알란의 일대기와 맞물려서 함께 풀어가는 구성도 재미를 더해 주는 이유 중 하나다.
알란 카손을 보며 내 조그만 호기심과 행동과 선택이 크게는 세계적, 작게는 개인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정말 대단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신앙생활과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지금은 별 것 아닌 듯하지만, 말 그대로 ‘나비효과’처럼 온 세상에 복음이 퍼지면 이 어찌 멋진 일이 아닌가 하며 전도를 향한 마음을 크게 품었다.
주님께서 주신 지상 명령 ‘전도’는 크게 생각하면 어렵지만, 알란 카손처럼 의도치 않게 자기 삶을 통해 세계사가 움직였듯이, 우리의 삶도 전도로 말미암아 온 인류가 예수를 믿고 모두 구원받아 천국에 갈 수 있다면 무척 기쁘리라 생각된다.
평범하지만 역사를 이끄는, 별것 아닌 듯하지만 전도에는 꼭 필요한, 자그마하지만 남을 위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을 지니고 전도에 임해야겠다.
/글 오소현
위 글은 교회신문 <40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