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내 자녀 때문에 학교가 울고 있다면

등록날짜 [ 2015-01-19 13:26:44 ]


SBS스페셜 제작팀 지음 / 프롬북스

2012
12, 대구에서 사는 권승민 군(15)이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가 자살했다. 이전에도 학교 폭력으로 자살한 학생들이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유서 두 장의 내용 때문에 세간이 발칵 뒤집혔다.


중학생이 저질렀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하고 잔인한 폭력이 권 군의 집에서 가해졌고, 권 군의 부모는 그동안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또 지금껏 학교폭력 가해자는 부모에 문제가 있거나 결손가정의 자녀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권 군을 자살로 몰고 간 아이들은 겉보기에 누가봐도 순진하며, 평범한 가정의 자녀들이었기에 사건이 주는 충격이 엄청났다.

SBS스페셜 제작진은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 현장에 뛰어들어 아이들을 만나고 프로젝트 하나를 시행했다. 일명 학교의 눈물제작팀은 학교 폭력의 중심부에는 부모와 학교, 사회로부터 받은 아이들의 상처가 존재한다면서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학교폭력이 단순히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녀를 올바르게 양육해야 할 임무가 있는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모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학교의 눈물제작팀은 학교폭력의 피해자이거나 가해자인 학생들을 모아서 학교 폭력이 후유증으로 남지 않고 소나기처럼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나기 학교를 운영해 아이들의 변화를 관찰했다. 소나기 학교에 지원한 학생은 총 14명으로, 프로젝트팀은 89일간 단양에 소나기 학교를 만들고 선생님 32명도 함께해 아이들이 변화하는 데 마음을 모았다.

과거에는 이른바 모범생이라 불리던 아이들은 학교 폭력과 무관했고 또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학교에서 모범적인 생활과 뛰어난 학업 성적으로 교사들에게 신임을 받는 학생들이, 거기다 부모의 걱정은커녕 기대를 받는 학생들이, 학교 폭력의 주선자인 경우가 잦다.

학교의 눈물프로젝트팀은 자기 자식을 잘 알자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학교에서 자기 자식이 학교 폭력에 연루되었다고 하면, 부모는 물어볼 필요도 없이 자기 자식이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공부를 잘해서’, ‘집에서는 무척 착한 아들이라서등 부모는 자식이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을 숨 막히게 괴롭혔다는 사실을 듣고서도 한참을 믿지 못한다.

부모가 학교 폭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학교 폭력은 좀 더 쉽게 해결될 것이다. 자녀를 무작정 감싸려 드는 것이 자녀를 사랑하는 방법이 아님을, 이 프로그램의 제작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 노은지

위 글은 교회신문 <41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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