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2-09 13:27:04 ]
이지성, 김종원 著 / 문학동네
세계 3대 빈민 도시, 필리핀 톤도의 파롤라 마을. 이곳은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쓰레기 산이 마을 전체를 뒤덮고 있어 ‘쓰레기 마을’이라고 불린다. 필리핀 정부마저도 방치한 이곳에는 약 1m도 안 되는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판잣집 3만여 채가 도열해 있다. 인구 80%가 빈민층인 필리핀에서도 가장 못사는 극빈층과 흉악범들이 모여 사는 곳이 이곳 톤도다.
이 때문에 주민 대부분은 희망 없이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방치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인간이 갖춰야 할 윤리의식마저 저버리기 쉬운 곳이기에 패륜 범죄도 속출한다. 심지어 아이들이 조직폭력배에게 끌려가 장기를 적출당하는 사건도 빈번하다.
그러나 이곳에, 12년 넘게 톤도 아이들을 돌보며 봉사하는 한국인이 있는데 바로 김숙향 선교사다. 김 선교사는 가난한 이들에게 빵만 주어서는 안 되고, 아이들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돕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가난할수록, 절망만 가득할수록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서로 돕고 배려하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톤도 출신 살로나 우바스. 그녀는 필리핀 최고 명문인 국립 필리핀대학교를 졸업하고 수많은 대기업의 입사 제안을 마다하고 톤도 센터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꽃은 자신이 피어날 곳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자신의 꽃을 피운 그녀가 또 다른 꽃을 피우기 위해 돌아온 이유다.
톤도 교육센터에서는 꿈, 가치관, 리더 양성교육을 통해 성공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위한 교육을 한다. 세속적인 꿈이 아닌 거룩한 꿈을 강조하는 성경적인 삶의 방식을 가르친다. 하나님께서 삶을 선물로 주신 것은,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톤도 교육의 심장은 가치관 교육이다. 톤도의 문제는 ‘불결한 환경’이 아니라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러운 몸보다 더러운 생각이 더 무섭다. ‘나는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 수밖에 없을 거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본문133-134p).
생활습관을 바꾸고 희생, 인내, 용기, 배려와 같은 아름답고 위대한 가치를 통해 아이들이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톤도 교육센터의 교실은 행복하다. 그들이 말하는 진정한 교육이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무엇을 가르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사랑하느냐’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주는 상처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그들이 아이들에게 상처받기를 허락했기 때문이다.
/김지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2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