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10-26 13:12:47 ]
김형석 著 / 이와우
저자 김형석 교수(96세)는 일본 조치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연세대 철학과 교수와 시카고/하버드대학교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철학자의 눈으로 본 예수는 어떤 모습일까? 십자가를 짊어지고 인류 구원이란 사명을 완수한 거룩한 생애를 비판하거나 철학이라는 학문으로 단정 짓지는 않았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첫 장을 넘겼다.
다행히도 저자는 ‘인간의 정의 위에 플러스한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신앙을 압축해 표현한다. 그리고 예수 믿지 않은 자들에게 부담되지 않고 예수를 쉽게 알리고 싶은 심정에서 펜을 들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만일 나와 내 친구들이 젊은 시절에 성경을 직접 읽어 보지 않아도 기독교 경전을 가장 정확하고 어렵지 않게 읽을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일까’를 자문해 가며 예수의 공생애를 기록해 나간다.
『예수』는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 구원 사역을 시작하며 받은 마귀의 3가지 시험부터 겟세마네 동산에서 십자가를 지시기까지 삶을 그린다. 굵직한 성경 속 사건들을 시대적 배경 설명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완성하고 옴니버스식 전개로 또 다른 사건을 이어간다. 책 전체를 꿰뚫는 주제는 역시 ‘예수’로 저자는 복음서 사건들을 들어 예수의 심정을 깨닫게 하고 신앙생활을 되짚게 한다.
책 막바지에는 예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연 사건이 나온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떡을 떼어 “받아 먹으라 이것이 내 몸이니라 하시고”(마26:26) 또 잔을 건네며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26:27) 하시며 십자가에 달리심을 예고하셨다.
제자들은 아마도 그날 저녁 모처럼 배불리 먹었을 것이다. 우리 교회에서 매월 주의 만찬을 진행할 때 십자가를 앞에 둔 주님의 애절한 심정을 모른 채 제자들처럼 철없는 생각으로 주의 만찬에 참여하지는 않았는가 돌아보게 된다.
예수께서 겟세마네동산에 올라 “만일 하실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마26:39)라고 애절하게 기도하지만 제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고 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예수를 부인하고 도망쳤을지라도 십자가에 달리실 당시 그들이 십자가의 비밀을 깨닫고 세상을 일깨우는 복음 전도자가 되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했을 것이다.
저자는 예수의 공생애와 주님 심정을 생생하게 그려 내 깊은 감동을 준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 불과 몇 시간 전에 일어난 것처럼 마음을 뒤흔들었다. 마치 흰돌산수양관 하계성회에 3박 4일 동안 참석해 은혜를 충만히 받고 지금 막 하산한 듯 가슴이 벅찼다.
『예수』를 읽은 후 주님의 계획을 이루려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간절한 심정으로 그분의 사랑을 전하며 귀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글 이병옥
위 글은 교회신문 <45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