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올바른 역사의 대중화를 위하여

등록날짜 [ 2015-12-28 15:53:36 ]


남정욱 著 / 시대정신

검인정 역사교과서의 이른바
좌편향을 처방할 고육지책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진행 중이다. 문제 된 교과서들에는 ()대한민국 역사관이 깔려 있는데,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 요즘 유행하는 말로 칭하자면 (hell·지옥)조선으로 전제한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불행이 형성되는 과정, 독재로 인민이 신음하고 재벌이 민중을 수탈한 역사로 그려 낸다.


편견에 도전하는 한국현대사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선 현 대한민국을 진단하는 내용부터 잘못되었다. 대한민국은 IT와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고도산업구조를 갖춘 GDP 세계 11위인 민주 국가로 성장했다. 2차 대전 이후 100개 넘는 신생 독립국 중에서 이렇게 탈바꿈한 나라는 대한민국 외에 거의 없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헬조선이 아니다. 오히려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성공한 국가다. 큰 행운을 만났다고 할 만큼 복 있는 나라다.

대한민국이 성공한 나라라면 그 성공한 과정을 우리 현대사에서 당연히 밝혀야 한다. 저자는 해방 이후 건국(建國), 호국(護國), 부국(富國)으로 이어지는 기적 같은 역사를 명확하게 기술한다. 건국대통령 이승만은 능란한 외교술로 미국을 움직여 군사.경제적 지원을 얻어 냈고, 이를 토대로 공산주의를 막고 대한민국을 지켰다. 초강대국 미국이 변방의 약소국 대한민국을 위해 이토록 헌신한 것은 세상 이치로는 설명되지 않는 기적이다.

그 후 1960~1970년대에는 급속한 산업화가 이루어졌다. 책은 건국 초기를 살아간 주체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추상적 통계수치가 아니라, 생생한 삶의 묘사로 재현해 낸다. 조선소를 짓지 않았는데도 26만 톤급 배 두 척을 해외에서 수주받아 성공적으로 건조한 현대미포조선소의 일화나, 용광로라고는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 일 년에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심지어 결혼식도 회사에서 치러 가며 공장을 건설한 포항제철 일화는 매우 극적이다.

이런 상식을 가르치려고 국가의 힘을 빌려 교과서를 국정화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딱한 일이다. 이 지경까지 이른 까닭은 반()대한민국 사관이 대중화되도록 전문가와 우리 국민이 학문 시장을 내버려둔 탓이다. 실제로 반대한민국적인 현대사 서적은 개론서부터 학술서까지 끊임없이 다양하게 발간되지만, 긍정의 현대사를 서술한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편견에 도전하는 한국현대사는 이런 상황에서 나온 친()대한민국 현대사 개론서다. 대한민국의 밝고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하는 책들이 더 많아지고, 그것들을 더 많은 독자가 읽을 때 비로소 시민의 자율적 힘만으로도 진실의 역사가 주류가 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다. 국가가 개입하지 않아도 국민 스스로 올바른 사관과 역사를 숙지하고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의의가 바로 거기에 있다.

/글 이계룡

위 글은 교회신문 <46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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