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옛 그림에 담긴 한국적 정서

등록날짜 [ 2016-02-15 14:32:39 ]


오주석 著 /

사전적 의미로 미술
(美術)이란 공간 및 시각의 미를 표현하는 예술이다. 하지만 미술에는 단순히 미를 표현하는 일을 넘어 인간 정신을 관통하는 그 무엇이 있다. 흔히 서양 미술의 특징을 인간 중심적이고, 사실적이고, 감각적이라고 말한다. , 미를 표현한 작품 속에 서양 사람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의미다.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저자 오주석은 호암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원을 거쳐 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낸 미술사학자다. 저자는 전국에서 강연한 내용을 묶어 책을 펴냈다.

조선 시대 미술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볼 수 있게 한다. 또 강연록 형식을 취해 강연장의 생생함을 느끼게 하고 마치 저자가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책은 이야기세 도막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이야기에서 저자는 옛사람의 눈으로 보고, 옛사람의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조선 시대 그림은 화폭의 대각선 길이만큼 떨어져서, 혹은 1.5배 정도 더 뒤로 물러나 천천히 감상해야 한다. 반드시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시선을 두며 봐야 한다. 우리 조상들이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를 향해 글을 썼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양식 가로쓰기에 익숙한 점을 지적하며 옛 선현들의 눈을 따라 감상해야 한다고 전한다.

둘째 이야기에서는 옛 그림에 담긴 선인들의 마음을 다루고 음양오행에 기초한 우주관과 인생관을 이야기한다. 음양오행은 조선 시대에 널리 퍼진 사회 전반의 정신으로 음과 양의 조화와 통일을 강조한다. 저자는 정선의 <금강전도>를 들어 금강산 일만이천 봉우리를 하나의 둥근 원(테극)으로 단순화시킨 것을 위대한 단순함이라고 감탄하며 우리의 삶과 정신이 예술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설명한다.

셋째 이야기에서는 옛 그림으로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본다. 다양한 조선의 그림을 소개해 아름답고 진실했던 옛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볼 수 있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송하맹호도’ ‘황묘롱접도’ ‘소림명월도같은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살펴보면서 훌륭한 화가의 삶과 작품이 갖는 의미를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예술은 온몸으로 즐겨야 한다는 말이다.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은 우리 전통문화를 즐겁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친절하고 깊이 있는 안내서다.

/글 정욱규

위 글은 교회신문 <47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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