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5-09 13:40:40 ]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著 / 21세기북스
‘28년 된 낡은 폭스바겐 자동차를 끌며 월급의 90%를 기부하는 대통령’ ‘노숙자에게 대통령궁을 내주는 대통령’ ‘많은 말을 하지만 결코 국민을 속이지 않는 대통령’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지만 철학자로 불리는 대통령’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이는 모두 우루과이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를 가리키는 수식어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그가 국민의 신망을 받는 대통령이 되기까지를 다룬다. 저자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는 우루과이 출신으로 6개월간 광범위하고도 심층적인 인터뷰를 진행해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걸어 온 호세 무히카의 삶과 정치를 담아 평전을 완성했고,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랐다.
호세 무히카는 이 책에서 자기 삶과 철학을 거침없이 밝히고 있다. 정치에 대한 희망, 소비지상주의에 대한 비판, 인류의 공존공영을 위한 제안은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가와 국민이 귀담아 들을 만하다.
전 세계 언론이 가장 주목하고, 정치인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고,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대통령인 무히카는 세계 어느 지도자보다 검소하고, 국민과 가깝고 정직한 리더로 유명하다. 친근한 카리스마로 전 세계에 새로운 대통령상을 보여 준 무히카는 2009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국민의 강력한 지지와 인기를 받아 2015년 3월, 취임 때보다 더 높은 지지율(65%)로 임기를 마쳤다.
대통령으로서 무히카의 능력 또한 간과할 수 없는데, 무히카 재임 기간에 우루과이는 실제로 남미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로 경제 급성장을 이루었다. 빈곤율과 실업률이 감소했고 남미에서 부패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로 손꼽혔다. 질적 지표 역시 무히카 대통령이 임기 내내 참된 행복의 가치를 끊임없이 역설한 데다 몸소 검소한 일상과 나누는 삶을 실천해 우루과이의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고 평가받는다. 이 책은 검소한 삶과 자선을 몸소 실천하며, 차분하고 조용한 혁명을 실현한 인간 무히카의 삶과 철학을 돌아보게 한다.
“집권을 하게 되면 그는 권력을 갖게 됩니다. 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은 위험해져요. 자기 자신 때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 때문입니다. 사람들과 팀을 꾸리는 것과, 아첨꾼들과 가신들로 둘러싸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큰 권력을 쥔 사람과 불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위험하고 비싼 대가를 치르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점점 그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만 남게 됩니다.”(270쪽)
무히카 대통령의 퇴임식에서 많은 지지자가 눈물을 흘렸다. 자신만의 확고한 정치 철학을 그대로 실천한 참리더의 퇴임을 아쉬워했기 때문이다.
/김영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