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6-13 16:18:16 ]
하위도 판 헤네흐텐 著 / 웅진출판
직장에서든, 학교에서든, 또는 교회에서든 나와 다른 성격과 생각과 외모를 가진 사람들 때문에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심지어 부대끼며 살 수밖에 없는 가족 간에도 성격과 가치관이 달라서 부딪히는 일이 적지 않다. 세상에 나와 똑같은 존재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든 ‘다르다’는 마찰을 겪는다. 나와 맞지 않는 데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도대체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 책의 첫 시작은 이렇다.
“세상에는 통통한 토끼도 있고, 홀쭉한 토끼도 있어요. 키 큰 토끼도 있고, 키 작은 토끼도 있어요. 똑똑한 토끼가 있으면 멍청한 토끼도 있고, 깔끔한 토끼가 있으면 털털한 토끼도 있죠. 남자 토끼가 있으면 여자 토끼도 있고요.”
동화의 첫 문장은 우리가 가진 편견을 ‘톡’ 하고 건드리며 다름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바로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상대를 포용하지 못한다. 작가는 ‘다름’이 당연한 것이므로 남과 다르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나와 다르다고 부정적으로 비하할 것도 아니라고 전한다.
동화의 주인공이자 토끼인 ‘리키’도 귀 한쪽이 힘없이 축 늘어져 있어서 고민한다. 친구들의 놀림에 지친 리키는 늘어진 귀를 세우려고 귀에 당근을 넣기도 하고 거꾸로 매달리기도 하지만 친구들은 그럴수록 더욱 비웃는다. 리키는 문득 의사 선생님이라면 귀를 고쳐 주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사 선생님을 찾아간다. 의사 선생님은 리키에게 “원래 귀들은 모두 다르다”며 “리키도 모양만 다를 뿐 잘 들을 수 있고 아름다운 귀를 가졌다”고 조언한다. 리키는 아빠 귀, 엄마 귀, 할아버지 귀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자신의 귀를 세우려 노력하지 않고 친구들과 즐겁게 지낸다.
우리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교회에서 늘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마주한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먼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교회에서는 서로의 다른 점을 더욱 포용해야 영혼을 깊이 사랑하고 섬길 수 있다. 아무리 기도를 많이 하고 성령 충만한 사람일지라도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는 나와 다른 점이나 허물을 발견하면 쉽게 판단하고 정죄한다. 자신 역시 하나님 앞에서 죄인인데도 나와 다르다며 섣불리 판단하고 뒤에서 수군 댄다.
무조건 ‘다름’을 인정해 주라는 말은 아니다. 죄짓는 것까지 괜찮다며 용인하라는 말은 더욱 아니다. 각 사람의 연약한 모습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섬김과 사랑이 필요하다. 교회 안에서 서로 부족한 부분마저 사랑하여 진정한 섬김과 주님의 사랑을 나타내길 소망한다. 당신이 힘들어하는 그 사람이, 리키처럼 힘없는 귀를 잘라 버리겠다고 하지 않도록, 그 귀를 아름답다 인정해 주고 사랑으로 품어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글 노은지
위 글은 교회신문 <48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