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동방예의지국에 예수를 심으며

등록날짜 [ 2016-08-23 13:33:40 ]


말콤 펜윅
/ 예영커뮤니케이션


한국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은 말콤 펜윅 선교사(1863~1935)가 한국에서 복음을 전하던 중 캐나다에 보낸 보고서를 묶어 발간했다. 131쪽밖에 안 되는 분량이지만, 하나님께서 한국 침례교회를 세우신 위대한 역사를 볼 수 있다.

펜윅은 원래 신학교에 다닌 적도 없고, 선교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던 철물 도매업자였다. 하지만 찌그러진 양철통일지라도 생명수를 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1889년 복음을 안고 캐나다 토론토에서 출항해 조선 땅을 밟았다.

병원과 학교를 세워 복음을 전한 타 교단과 달리 펜윅은 오로지 교회만 세웠다. 소년반을 만들어 성경을 가르치고, 찬송가를 번역했다. 교회를 40개가량 세우자 18개월 만에 162개로 불어났고 이 후 250개까지 증가했다.

유교 사상이 뼛속까지 녹아 있던 조선인에게 복음을 전하기란 매우 어려웠다. 조선인들은 생전 처음 예수의 복음을 듣더니 내 조상들이 예수를 믿지 않고 죽어 지옥에 갔다면, 나도 조상님들과 함께 가겠소라고 호통을 쳤다니 말이다. 그런데도 펜윅이 예수를 전한 마을마다 교회가 세워졌다. 마을 전체가 예수를 믿는 일도 많았다. 죽음보다 체면을 중시하던 선비들이 복음을 듣고 미워하던 사람에게 먼저 찾아가 용서를 빌었고 통곡하면서 자기 죄를 고했다.

펜윅은 서양 사람들이 많은 돈을 가지고 전도하는 것보다 조선인들을 전도자로 세우고 사역을 맡기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로 인해 조선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은 신명균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께 충성을 맹세했고 유교 풍습을 버리자 가문에서 쫓겨났다. 펜윅이 궁핍하던 신 목사에게 15달러를 쥐여 줬지만, 신 목사는 많은 이가 예수 그리스도를 모른 채 죽어 가는데 도무지 그 돈을 나를 위해 쓸 수 없었다며 좁은 방에서 묽은 죽으로 연명했고 교회를 12개나 개척했다.

복음은 아편에 심각하게 중독된 이에게도 전해졌다. 그는 예수를 믿고 단번에 아편 중독에서 벗어나 복음을 말했다. 그런데 갑작스레 그의 할머니가 죽고, 자녀 둘이 열병에 걸려 죽었다. 마을 사람들은 예수를 믿어서 그렇다고 혀를 찼지만 그는 아이들이 죽기 전에 예수를 믿어서 기쁘다고 했다. 그를 포함한 전도자 9명이 두만강으로 복음을 전하러 가서 열 달 만에 교인 45명인 교회 10개를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수많은 선교사와 예수 믿는 조선인은 죽음을 당하면서도 복음을 제한 없이 전파했다. 조선 땅을 넘어 만주, 시베리아까지 복음이 전해졌다. 이 같은 믿음의 선배들이 있었기에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건국해 전 세계에 복음을 전 하게 하셨다. 신앙의 자유가 있고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이 나라에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글 노은지

위 글은 교회신문 <4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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