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북한 동포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등록날짜 [ 2019-08-06 12:52:19 ]

북한 인권 활동가로 살아가는 1982년생 탈북민 지성호의 『나의 목발이 희망이 될 수 있다면』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국정연설에서 “전 세계 희망의 상징”이라고 저자를 소개했고 이후 백악관에 3번이나 초대되는 주인공이 되었다.


올해 7월에 출간된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뉜다. 1장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다’에서는 저자가 나고 자란 함경북도 회령시의 춥고 헐벗은 생활상을 설명한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전후로 ‘고난의 행군’이라는 국가 식량 미공급사태가 온 지역을 덮으며 도둑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절을 살았다.


2장 ‘팔다리를 잃은 소년’에서 저자는 꽃제비로 석탄을 훔치다 다리가 절단되고 손이 잘린다. 극한의 고통을 참으며 마취도 없이 여러 차례 수술을 통해 간신히 살아남은 생생한 체험담이 독자의 마음을 미어지게 한다.


3장 ‘세천역의 꽃제비들’에서는 세천역 주변에서 옥수수 도둑으로 생계를 이어 가던 일화가 소개된다. 아들의 의족을 마련하려고 중국으로 건너간 엄마를 찾아 저자가 탈북하면서 교회를 만나고 예수를 알게 되고 신앙생활을 시작하며 북한 실상을 더 자세히 알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고 자녀도 낳고 키우면서 남한에 가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키운다.


4장 ‘1만 킬로미터의 여정’에서는 동생과 함께 실행한 탈북 과정이 나온다. 중국을 거쳐 미얀마, 라오스, 태국에 이르기까지 육로로 약 6천 킬로미터, 비행기로 4천 킬로미터를 날아 2006년 7월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에서 모친을 만났지만 아버지는 탈북하다 잡혀 고문으로 죽고 부인은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딸은 병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5장 ‘북한 땅에 자유의 봄을’에는 한국에서 여러 인권 단체를 만들어 강연하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내용이 나온다. 저자는 신앙 안에서 진실은 언제나 강력하여, 오로지 진실만이 저 얼어붙은 북한 땅에 자유의 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북한 정권은 나쁘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나쁜 일이다. 나치만 나쁜 것이 아니라 나치의 만행에 침묵했던 모든 사람들이 나쁜 것처럼.”(본문 p.272)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는 이제 2만5천 명을 넘었다. 북한은 세계 최빈국으로 남북 간 경제 규모는 40배 이상 차이 난다. 사람들에게는 통일이 이뤄 낼 장기적 효과보다 그 과정에서 남한이 감내해야 할 지난(至難)한 상황이 더 크게 와닿을 수 있지만, 한반도 북쪽 저 춥고 척박한 땅에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 살고 있으니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들을 품어야 마땅하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위해 힘을 뭉치고 그들을 살리는 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자. 지금 이 땅에서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글 오태영



위 글은 교회신문 <63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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