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4-11 16:31:04 ]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이라는 가곡의 한 구절처럼, 4월 들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는 교향악 향연이 날마다 펼쳐지고 있다.
<사진설명> 지난 4월 2일(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2012 교향악축제’ 기간 중 연주하는 충남교향악단과 윤승업 상임지휘자.
국내 20여 개 오케스트라가 참여하는 ‘2012 교향악축제’가 오는 24일까지 이어져 클래식음악 애호가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1989년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시작한 교향악축제는 올해로 벌써 24번째다.
4월 1일부터 시작한 2012 교향악축제에 윤승업이 이끄는 충남교향악단도 지난 2일 연주하여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비가 많이 오는 악천후에도 충남교향악단의 서울연주와 새로운 상임지휘자 윤승업, 협연하는 오보이스트 이윤정을 보려는 발걸음이 부지런히 이어졌다.
충남교향악단은 서곡으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둘째 곡은 이윤정의 솔로 연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보에 협주곡, 오케스트라의 메인 연주로 버르토크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연주했다. 바그너와 슈트라우스는 후기 낭만시대 작곡가이며, 버르토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근대 작곡가여서 다분히 학구적이며 신세대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첫 곡은, 현악기 도입부에 숨소리 하나조차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돋보였고, 바그너의 서정적인 선율이 끊임없이 흐르는 유려한 연주를 펼쳤다. 오보에 협주곡은 협연자의 컨디션 문제로 연주불가 우려까지 있어서 가까스로 연주에 임했음에도 현존 오보에 협주곡 중 가장 대곡인 슈트라우스 곡을 훌륭하게 연주해냈다. 섬세한 오보에 선율과 배려 깊은 오케스트라의 반주가 잘 어울려 전체적으로 편안하면서 안정된 소리를 들려주었다.
15분 휴식 후, 드디어 버르토크의 ‘관현악 협주곡’이 연주됐다. 서곡에서 윤승업 지휘자는 서정적인 선율을 좀 더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화려한 지휘보다 지휘봉을 놓고 맨손으로 섬세함을 만들어내었다.
이어진 오보에 협주곡에서 협연자를 배려하여 연주하였다면, 마지막 ‘관현악 협주곡’은 본격적인 지휘자의 역량을 볼 수 있는 순서였다. 그 결과, 20세기 음악이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한 해석과,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와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어 뜨거운 갈채와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모든 프로그램을 마친 후, 윤승업은 객석을 향해 “교향악축제를 보고 자란 내게 교향악축제는 꿈이었다. 꿈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인사하고, 앙코르로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의 4악장을 연주해 다시 한번 박수갈채와 기립박수 속에 음악회를 마쳤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