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4-11 16:13:21 ]
지난 3월 25일(주일) 교회 설립 26주년을 맞이하여 사물놀이와 해금 등 전통악기, 그리고 바이올린과 성가대 합창 등으로 퓨전 음악회를 열어 하나님께 마음껏 감사를 올려 드렸다. /사진 김영진 김현률 기자
26년 전 연희동 작은 지하 성전에서 믿음으로 출발한 연세중앙교회가 교회 설립을 감사하며 3월 한 달 동안 여러 모양의 문화행사로 하나님께 감사 찬양을 올려 드렸다.
지난 3월 11일(주일) 한정덕-한혜임 피아노 독주회로 시작해 18일에는 ‘하늘의 상이 큼이라’는 부제로 성가대 합창제를 하였다. 그리고 25일에는 ‘빼앗긴 영혼을 찾아라’라는 부제로 ‘퓨전 풍물 음악회’를 열어 창립 26주년 감사 ‘3월 문화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퓨전(Fusion)’이라는 말에 걸맞게 다양한 형태의 찬양이 어우러졌는데, 풍물팀의 앉은반(앉아서 하는 연주)으로 그 문을 열었다. 고요한 리듬으로 시작하여 점점 커지며 빨라지며…. 그런가 하면 어느덧 다시 잦아드는 변화무쌍한 리듬. 풍물팀 여남은 명이 모두 하나가 되어 하나의 소리와 움직임으로 대성전을 가득 채웠다.
타악 위주의 국악 연주 형태는 사물(四物)놀이가 대표적이다. 사물놀이는 그 유래부터 시작하여 오랜 시간 동안 본디 불교 음악으로 행해졌고, 여러 가지 형태와 사용되는 악기의 변천을 거쳤다. 원래 사물이란 것도 불교의식에 사용하던 악기인 법고(法鼓)·운판(雲板)·목어(木魚)·범종(梵鐘)을 가리키던 말이었으나, 뒤에는 범패(梵唄)의 바깥채비 소리에 쓰이는 태평소·징·북·목탁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그리고 다시 절 걸립패의 꽹과리·징·장구·북을 가리키는 말로 변해 오늘에 이른다.
이런 편성에 따른 음악은 1978년 최초로 ‘사물놀이’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연주단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이들의 농악을 다루는 연주 기량은 아주 뛰어났고, 농악을 무대용 음악에 알맞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구성했다. 그래서 농악의 생동하는 음악성과 치밀한 연주 기교는 상당한 반응을 일으켰고, 해외 연주활동에서 국제적 명성을 얻기도 했다.
이런 역사를 지닌 악기로 오직 하나님께 찬양하고자 오랜 시간 밤낮없이 연습하여 이날 막이 오른 것이다. 빼앗긴 영혼들을 구령의 열정으로 다시 찾아오듯 오랜 역사 동안 타 종교에 빼앗겼던 국악을 찾아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그야말로 통쾌한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한국인의 정서가 가득한 풍물의 가락 속에 눈과 귀가 즐거우며, 새 노래로 주님께 찬양을 드림이 새삼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모두 우리 교인으로 구성된 풍물팀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어 여느 풍물놀이에 못지않은 솜씨로 찬양했다.
풍물로 시작한 음악회는 이어 해금과 바이올린,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어찌하여야’를 연주하였다. 해금은 두 줄로 된 찰현(擦絃)악기로, 서양악기 바이올린 족(族)과 그 발음원리가 같아 비슷한 음색을 낸다. 다른 국악기에 비해 해금은 그 소리가 구슬퍼 서정적인 선율을 노래할 때에 퍽 잘 어울린다.
이어 해금과 박은혜의 바이올린, 우리 교회 오케스트라가 윤승업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함께 찬양하였다. 해금의 굵은 선율 위에 바이올린의 가냘프고 현란한 선율이 함께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이 곡이 새롭게 다시 표현되었다.
은혜롭게 찬양을 마친 후 우리 교회 설립의 뜻이 담긴 ‘영혼의 때를 위하여’가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간주곡 형태로 올려지고, 계속하여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를 해금, 피리와 함께 성가대와 오케스트라가 찬양했다. 곡 중간의 한 부분을 해금과 피리의 이중주로 연주해 국악의 풍취를 물씬 풍겼다. 계속하여 ‘여리고 성과 여호수아’를 성가대와 오케스트라가 박진감 넘치게 찬양했다.
이 찬양의 끝남과 맞물려 중앙무대에서는 풍물팀의 선반(서서 하는 연주)이 동시에 시작됐다. 앉은반으로 연 첫 순서에 이어 선반으로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다. 풍물팀은 자유로운 대열로 이동하며 더 화려한 몸짓과 구성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기도하며 이 공연을 기획하고 지도한 국악찬양실 최진성 실장(현재 사회적 기업 디지노리 대표)은 “오랜 세월 타 종교의 전유물이던 국악을 찾아 하나님께 찬양으로 올려 드린 뜻깊은 시간이었다” 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 많은 성도가 참여하여 국악찬양실을 통해 영적으로 더욱 살찌는 문화의 장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교회를 세우시고 주인이 되시며 26년을 하루같이 은혜 베푸신 주님께 빼앗긴 영혼을 찾아 드리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