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덕(헬몬성가대 반주자) 피아노 귀국 독주회가 2월 23일 오후 7시에 영산아트홀에서 열렸다.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연주회장을 찾은 가운데 한정덕은 바흐의 이탈리안 콘체르토로 시작하여 베토벤 소나타 31번, 쇼팽의 마즈루카 작품번호 17의 4번, 쇼팽 발라드 4번을 연주했다. 이탈리안 콘체르토에선 여성 연주자들이 표현할 수 있는 특유의 섬세함으로 마치 이야기를 주고받듯이 연주하는가 하면, 다른 악장에서는 남성 연주자들 못지않은 템포와 파워를 보여주었다. 베토벤 소나타를 연주할 때는 작곡가의 고뇌하는 심정에 더욱 다가가려 노력하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였다. 한정덕의 주 레퍼토리인 쇼팽의 마즈루카는 폴란드 춤곡으로 처음과 끝의 분위기가 매우 다른 곡이다. 당장이라도 춤을 춰야 할 것 같은 사랑스러운 느낌에서 끝으로 갈수록 무거운 소리로 변해가는 느낌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이 곡을 리사이틀 곡으로 선정한 데는 폴란드생 선생에게 사사받은 일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 마지막으로 연주한 발라드 4번곡은 테크닉을 많이 요구하는 곡으로 흔들림이 없어야 하는 부분이 많은 데 한정덕은 기교나 스케일 모든 면에서 전혀 뒤처짐 없이, 본인이 음악을 지배하고 끌고 가는 모습을 보였다. 앙코르 곡으로 찬송가 465장과 송정미 씨의 축복송을 연주하였다. 짧지만 은혜로운 찬양을 연주하여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강한 인상을 주는 연주였다. 한정덕은 연주자로서 큰 장점인 담대함을 가지고 전혀 떨리지 않는 표정과 자세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모든 순서마다 그 곡에 빠져들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모든 관객들이 느낌으로써, 연주회의 감동이 두 배로 느껴졌다. 연주하는 이와 듣는 이가 하나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자리였음을 보여주었다.
위 글은 교회신문 <15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