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1만여 장 탄원서 헌재(憲裁)에 제출
‘군 형법 제92조’ 존속 위한 시위 계속해 나갈 터


시민단체 대표들이 탄원서와 서명서를 들고 헌법재판소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동성애를 금지한 군 형법 제92조의 헌법재판소 위헌제청 법률심판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법률 존속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시민들이 작성한 탄원서 1만여 장을 제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단체들은 바른 성문화를 위한 국민연합(이하 바성연)을 비롯, 참교육 어머니 전국모임, 나라사랑 학부모회,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국민연합, 바른 교육을 위한 교수연합 등이다.

특히 이날 시위에 함께한 학부모들은 “군대에서 동성애를 허용할 경우 아들을 군대로 보내지 않는 ‘시민 불복종운동’을 시작하겠다”며 “이는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용희 교수(바른 교육을 위한 교수연합)가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는 “우리 국군은 건강하고 확고한 군 규율과 군 기강으로 국가안보와 세계평화에 지금까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며 “그러나 군대 내 동성애를 허용하면 군기강 해이, 사기력 저하와 전쟁 시 전투력 저하를 가져오고, 이는 국가와 국가 미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사태이므로 이 조항을 유지 및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 성폭력상담소 조사 결과는 이러한 경고에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응답 사병 671명 중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경우는 103명(15.4%), 성폭력을 듣거나 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무려 166명(24.7%)에 달했다. 일부 피해 장병의 경우 스트레스성 장애로 조기 전역하거나 전역 후에도 기억상실증 등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또 지난 인권위 조사 결과 2004~2007년 사이 군 형법 제92조 처벌 176건 사례 중 ‘합의하에 이뤄진 동성애’는 4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상급자의 ‘강제’에 의해 발생한 경우다.

이 교수는 “이렇듯 군대 내 동성애가 법으로 금지돼 있는데도 계속 발생해 피해를 당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데, 형법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절대 다수의 군인 안전을 동성애자들에게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상자 5개 분량의 탄원서를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전달했다. 헌법재판소는 빠르면 오는 11월 말경 관련 판결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인권위원회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위원장 박봉규 목사)도 16일 군대 내 동성애 허용 반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날 오전 박 위원장 등 교계 관계자 10여 명이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민원실을 방문해 시민 2233명에게 받은 탄원서를 전달했다. 한기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동성애자가 단지 동성애라는 이유만으로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신체적인 폭력을 당하는 등 인권을 유린당하는 것을 반대하며 동성애자들의 인권 상담과 치유를 위해 치유회복센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소수자 차별금지법’ 추진에서 ‘성적 지향’ 항목 삽입은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