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북 연평도 포격, 교계 한목소리로 비판

등록날짜 [ 2010-12-01 10:28:00 ]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하자”


지난 11월 23일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는 화염에 휩싸였다.

북한의 서해 연평도에 대한 포격과 관련해 교계는 한목소리로 북한의 도발 행위를 비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김운태 총무는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매우 충격적이고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가 신속하고도 냉정하게 사태를 점검한 뒤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무는 특히 “더 이상 사태가 확전하지 않도록 연평도 인근은 물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위기 관리 시스템을 가동해 안보 정책에 이상이 없도록 점검하라”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장 정상복 목사는 포격 소식을 접한 직후 “연평도 주민들을 향한 북한의 포격은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심각한 사태”라면서 “더 이상의 확전이 이뤄져서는 안 되며 국민이 원하는 평화가 이 땅에 하루 빨리 이뤄지길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지원 확대를 요구해온 대북 민간 지원 단체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대북 지원 자체가 차질을 빚게 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대북지원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는 대북 지원 확대와 관련한 국민 여론 조사 계획을 취소하고, 12월 초 기자 회견을 열어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를 촉구하려던 계획도 취소했다.

북민협 박현석 운영위원장은 “대북 지원 방향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박 사무총장은 “대북 지원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북한의 도발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며 하루 빨리 남북 당국이 냉정을 되찾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회언론회는 “북한은 농축 우라늄 시설 공개로, 국제 사회와 한 핵억제 약속을 깨고, 수많은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핵개발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 국제 사회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남쪽을 향하여 도발을 감행한 것은 평화에는 결코 관심이 없고, 오직 전쟁과 도발 의욕을 감추지 않는 행동으로서 매우 우려되며, 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비판하고 “북한은 이러한 도발 행위에 대하여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 공동총재 전용태 장로는 “연평도 도발 사건은 종전에 있던 도발보다 의도적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무고한 섬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국제적으로 규탄받아야 할 일”이라고 공분을 나타내고 “이번 도발사태에 대해 국가가 지혜롭게 대처해야 하고, 한국 교회는 국가 안보를 위해 비상으로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중앙교회 윤석전 담임목사 역시 연평도 사건 당일인 23일 저녁기도회를 통해 “이번 일은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향해 정신 차려 기도하라는 의미임을 알아야 한다”며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만한 가치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 한목소리로 기도에 매달리자”고 강조했다.
/ 정재형 편집장

포격 당한 연평도, 혼란스러운 한국

민간인 차원 교계 지원 모두 중단


사진 좌측-연평교회 역시 직접 타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바로 5미터 옆 포탄이 떨어져 유리창이 떨어져 나갔다.
사진 우측-연평도로 가는 구호물자

연평교회도 피해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연평도는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가옥 수십 채가 불에 타는 등 민간인들도 심각한 피해를 봤다. 이번에 포격을 당한 대연평도에 있는 유일한 민간인 교회인 연평교회(송종섭 목사)도 포격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연평도에는 군인 교회 1개와 민간인 교회 1개가 있다.

연평교회 송종섭 목사는 손님을 맞기 위해 선착장에 나갔다가 포격을 목격했다며 당시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선착장에서 송 목사는 “포탄이 떨어지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봐야 했다”며 “단순한 일상 훈련으로 생각했다가 마을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포탄을 보면서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두려움이 엄습했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북한의 포 사격으로 민간인 가옥 20~30여 채가 전파하거나 반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교인들의 가정도 직접 포격을 당해 가옥 지붕이 날아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송 목사가 목회하는 연평교회도 직접 타격된 것은 아니지만, 바로 5미터 옆에 포탄이 떨어져 일부 피해를 봤다. 폭발 충격으로 교회 본당과 교육관 유리창이 떨어져 나가고 마당에 주차한 차량이 찌그러질 정도였다. 또 전기가 일부 끊기고 방공 대피소로 피신하는 바람에 연평교회는 처음으로 새벽 기도회를 열지 못했다. 송 목사는 연평도가 하루속히 안정을 되찾고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 정착이 필요하다며 한국교회가 기도에 힘써 줄 것을 요청했다.

한기총, ‘北 식량보내기 모금운동’ 중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광선 목사)가 11월 25일 오전 북한의 연평도 무차별 폭격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북한에 대한 식량보내기 성금 모금 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한기총은 이날 긴급 임원회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규정하고 “가혹한 인권탄압을 자행하고 있음에도 북한에 조건 없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려 했지만 이제 더는 이 운동을 펼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광선 대표회장은 “때늦은 자성이지만 이제부터는 민족적 감상주의나 신앙적 인도주의에 머물지 말고 이성적 현실주의에 따라 민족의 고통을 하루속히 종식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우리 정부에 강력한 대응 조치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북한 김정일과 우리 정부와 군, 정치권에 대한 요구사항과 함께 11월 26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에서 열린 ‘구국기도회 및 연평도 도발 북한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한국교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기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기총은 “북한 김정일은 핵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무차별 조준포격 무력도발에 대해 대한민국 5000만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는 UN을 비롯한 우방국과의 외교적 협력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과 만행을 규탄하고 강력히 책임을 묻게 하라”고 요구했다. 또 군은 모든 전선에 공세적으로 첨단 화력을 증강 배치해 북한의 도발을 철저하게 억제하고 즉각 응징하여 제압하라고 촉구했다. 정치권도 당리당략을 일소하고 일치단결해 연평도 등 서해 5도 수호대책을 강구하고 전상자와 피해주민 보상에 최선을 다하라고 요청했다.

한기총은 26일 기도회 직후 북한의 포격으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시 율동 국군수도통합병원 장례식장을 방문, 유족들을 위로했다.

대북민간단체들, 대북지원사업 중단
대북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사업도 모두 경색된 분위기다. 월드비전과 구세군등 54개 단체가 연합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이하 북민협) 박현석 사무총장은 뉴스파워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북한 주민을 도우려고 노력했던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그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비판하며 “선량한 연평도 민간인들에게까지 공격을 가한 사실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는 분명한 북한의 무력도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북민협은 오는 12월 6일에는 정부를 향해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동참하기 바란다’는 골자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사실상 취소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가장 구체적인 계획으로 대북방문 일정을 세웠던 ‘해피나우’는 ‘북한 어린이를 위한 성탄절 선물박스 보내기 운동’으로 오는 12월 22일부터 3차례에 걸쳐 북한에 방문할 방문단을 모집하고 있었다.

해피나우 사무총장 박원영 목사는 로마서 12장 말씀을 들며 “원수를 원수로 여기지 말고 우리가 사랑으로 품고 기도를 해야 한다”며 좀 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또 “전화로 정부 측에 방북 일정을 문의했지만 자제요청을 해왔다”며 “방북일정은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는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목사는 “지금 당장은 지원 사업이 중단됐지만 우리는 인도지원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관심을 둘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난 3월 26일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냉각하면서 대북지원을 전면중단했다가 다시 대북지원을 조금씩 재개하는 시점에서 북한이 또다시 연평도 도발사건을 저지르면서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도 신중을 기하게 됐다.
/특별취재팀                       

위 글은 교회신문 <21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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