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전교조 내 이적단체 첫 기소

등록날짜 [ 2013-02-26 09:32:52 ]

전 수석부위원장 등 ‘새시대교육운동’ 4명
초등생에 ‘미군 쏴 죽이자’ 노래 가르치고
급훈으로 김정일 어록 버젓이 걸기도
반성 없는 전교조 ‘표적수사’라고 반발


<사진설명> 북한 평양 ‘만수대창작사’ 내부에 위치한 비석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강성대국을 위한 투쟁신념이 새겨져 있다(아래). 최모 교사가 자신이 담임을 맡은 학급에 걸어둔 급훈(위)과 비석에 새겨진 문장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다. <사진 서울중앙지검>

2011년 인천 모 초등학교 6학년 학급 교실 입구. 담임인 최 모(41) 교사의 증명사진과 이름이 붙은 타원형 접시에는 이 학급 급훈이 또렷이 적혀 있었다. ‘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 ‘오늘에 산다’는 말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 문장은 평양에 있는 북한 최대 미술 창작단체인 만수대창작사 내 대형 비석에도 새겨져 있다. 이 문구는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선포한 강성대국 건설을 향한 투쟁 신념이다.

2005년 8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통일위원회는 ‘어린이 민족통일 대행진단’ 행사를 주최했다.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박미자(52세, 여, 당시 통일위원장) 씨가 주도해 만든 이 행사는 평택 미군기지, 통일전망대 방문 등 8박 9일 동안 어린이 75명과 전교조 교사 20명이 참가해 진행했다.

이 행사에 참가한 한 학생은 행사 직후 인터넷 언론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이 학생은 “미군이 나쁘다는 것을 배웠다. ‘미군을 쏴 죽이자’는 노래는 나의 마음과 같다”고 말했다. 공안 당국은 당시 행사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교육한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정회 부장검사)는 지난 2월 21일 박미자 씨 등 전교조 소속 현직 교사 4명을 이적단체 구성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이 만든 단체는 ‘변혁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교육운동 전국준비위원회(새시대교육운동)’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로 구성된 이적단체를 적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조사 결과 ‘새시대교육운동’은 2008년 1월 경북 영주에서 결성된 뒤 전국 13개 지역 대표와 운영위를 두고 회원 180여 명을 확보해 활동해 왔다. 회원들은 매달 5000원~2만 원가량 회비를 냈다. 이들은 단체 결성 후 예비교사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북한의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강의를 두 차례 진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들의 활동이 2001년부터 태동했다고 설명했다. 2001년 9월 민주주의민족통일연합이 “광범위한 민족민주주의전선·정당 건설로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고 연방통일조국을 건설하자”고 결의한 뒤 이들은 교육 부문의 실천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기소된 교사들은 수년간 몇 가지 단체를 함께 만들어 활동했다. 시차는 있지만 모두 전교조 통일위원회에서도 일했다고 한다.

검찰이 밝힌 바로는 ‘새시대교육운동’ 소속 활동가들은 각종 문건과 이메일에 ‘전남의 ㅈ’ ‘인천의 ㄱ’으로 표시하는 등 신원을 비공개로 했다. 사상 학습자료에는 ‘공개나 유출 금지, 메일 발송 삼가’라고 적어 보안을 유지했다.

또 이들은 『조선의 력사』 같은 북한 원전과 김일성 회고록인 『세기와 더불어』 등을 조직원 교육에 사용했다. 조직원 교육자료 중에는 “공산주의 건설을 이루려면 사상적 요새를 점령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모든 사람을 공산주의적 인간으로 양성해야 혁명을 힘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새시대운동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등 북한 원전을 발췌해 강의안을 만들기도 했다. 또 교류차 방북한 북한에서는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선군정치는 정의의 보검’이란 내용을 포함한 연설문 등 북한체제 찬양 문건을 입수해 와 국내에서 배포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이 학생.학부모.예비교사.교사 등을 대상으로 ‘청소년 통일캠프’ 등 각종 행사에서 반미.주체사상을 전파하고 북한의 집단주의 교육관을 선전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된 교사들은 전교조 내에서도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그룹으로 궁극적으로는 전교조 조직을 장악할 의도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소된 박 모(44) 교사는 전교조 차원의 남북한 교육 교류 명목으로 26차례나 방북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과 경찰은 2009년부터 이 단체의 이적성 문제로 내사를 벌여 오다 지난해 말 이들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을 기소함에 따라 ‘전교조 추방을 위한 범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들의 반(反)전교조 활동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100여 개 단체는 지난 2월 20일(수) “전교조가 학교를 좌파 이념의 정치적 교육장으로 만들었다”며 ‘전교조 추방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출범했다.

이에 전교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전교조를 타깃 삼아 진행한 표적수사이자 조작수사”라며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수많은 이가 지적해 온 전교조 이적단체 논란이 이제야 밝혀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사태가 이렇게까지 번진 것에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 사리 분별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공산 혁명의 도구로 만드는 일을 정부가 방조해 온 셈이기 때문이다.

이런 잘못된 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은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이번에 적발된 경우 외에 또 어떤 어린 학생들이 황당무계한 교육에 노출돼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전교조는 그동안 친북 이념교육을 한다는 우리 사회의 우려를 ‘공안탄압’과 ‘색깔공세’라고 맞대응해 왔다. 지난해 공안당국이 수석부위원장을 가택 수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이번에 적발한 이적단체가 저지른 일도 전교조가 책임질 것인지 태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부인하는 친북 이념교육을 중단하는 동시에 종북주의로 오염돼 있는 조직과 소속 교사들을 완전히 털어내야 한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말을 급훈으로 삼아 무엇을 가르쳤겠는가. 정상적인 학부모라면 그런 교사에게 자녀를 맡기겠는가. 학교 교실에까지 손을 뻗친 종북주의자들의 사상적 테러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학교가 친북 이념교육의 선전장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교육 당국은 물론이고 학부모들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특별취재팀

위 글은 교회신문 <32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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