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5-20 10:55:32 ]
원로목사들 스스로 회초리 들다... 전국으로 ‘회개운동’ 벌일 예정
<사진설명> 참석한 원로들과 지도자들이 스스로 종아리에 회초리를 내리치고 있다.
원로들이 앞장서서 몸소 회초리를 휘두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숙연해졌다. 서울 삼각산(북한산) 싸리나무로 만든 회초리가 70~90대 원로목사들 다리에 닿을 때마다 참석자들은 자신이 맞는 것보다 더한 아픔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교회는 ‘나부터 회개합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와 한국범죄예방국민운동본부는 서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회초리 기도회’를 열고 세월호 참사와 한국교회 영적 침체가 원로목회자들의 잘못 때문이라고 참회했다.
‘회초리 대성회’ 본대회는 7월 7일로 예정돼 있으나 최근 세월호 참사로 한국교회에 회개운동이 더욱 시급하다고 느낀 주최 측이, 계획에 없던 기도회를 긴급히 소집해 개최되었다.
이날 ‘산 제사’(롬12:1)라는 제하의 설교 말씀을 전한 최복규 목사는 “하나님께 회개의 제사를 드리려면 상한 심령으로 나아가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져야 한다”며 “우리가 ‘나는 목사요, 장로요’ 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뭔가 했다는 것을 다 내려놓고 나를 쳐서 철저히 회개하는, 바울처럼 ‘날마다 죽는’ 산 제사를 드리자”고 권면했다.
이날 자기 다리에 회초리를 내리친 림인식(90) 서울 노량진교회 원로목사는 “세월호 참사 때 배 안에 갇힌 어린 생명을 하나도 건져내지 못했다는 것이 가슴 아프고 비통하다”며 “우리의 잘못 때문에 어린 생명을 희생시켰다는 생각이 들어 매라도 맞자는 생각에서 회초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회초리 기도회를 대구, 창원 등 전국 16개 시·도를 돌며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재형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