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1-13 17:57:36 ]
박해국가에 독재주의, 이슬람 극단주의 경향 짙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 박해지수 해마다 높아져
<사진설명> 세계 기독교박해국가 순위별 현황(색깔이 짙을수록 박해 순위가 높다).
최근 오픈도어선교회가 2015년 기독교 박해순위(World Watch List)를 발표한 가운데, 북한이 2002년 이후 13년째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다.
북한에 이어 소말리아,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수단, 이란, 파키스탄, 에리트레아, 나이지리아가 10위 안에 올랐다. 이 중 수단, 에리트레아, 나이지리아는 지난해보다 높은 박해지수를 기록, 10위권에 새로 포함됐다.
오픈도어 측은 “북한은 국가 전역에서 김정은의 삼촌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2013년 12월 12일)과 관련해 1만 명 이상을 숙청해 수용소로 보내거나 사망하게 한 것으로 알려진다”며 “또 김정욱 선교사 납치와 억류 사건으로 수많은 관련 그리스도인이 체포돼 고문을 당하거나 살해됐으리라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말리아를 제외한 아프리카 3개국 수단·에리트레아·나이지리아가 새롭게 10위권에 포진해, 해당 국가들의 박해 수준이 높아졌음을 드러냈다. 아프가니스탄까지 5위권 국가는 이라크와 시리아가 자리를 맞바꾼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와 같다.
박해지수가 낮아진 국가는 에티오피아(17→22위), 라오스(21→28위), 콜롬비아(25→35위), 오만(27→39위), 스리랑카(29→44위), 모리타니(36→48위), 아랍에미리트(35→49위), 쿠웨이트(38→50위) 등이었다. 지난해 50위권 내에 있었으나 올해 ‘탈출’한 국가들은 지난해 41위 바레인과 44위 모로코, 50위 니제르다.
오픈도어 측은 ‘북한’ 외에 박해순위의 주요 특징으로 ‘이슬람 극단주의’를 꼽았다. 박해 순위 상위 50개국 중 40개국이 이들 국가로, 이슬람 극단주의는 기독교 박해의 주원인이라는 것. 다음으로는 북한을 포함한 상당 국가에서 박해의 원동력으로 작용한 ‘독재주의 편집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IS(이슬람 국가)가 활동 중인 3위 이라크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많은 크리스천은 난민으로 전락하고 여성과 아동은 납치당하고 있다. 4위 시리아에서는 이슬람 지하디스트(jihadist·성전주의) 단체의 영향력 증가로 크리스천 비율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 이후, 크리스천 70만여 명이 난민이 됐고, 2014년에만 난민 20만여 명이 발생했다. 7위 이란에서도 아브디니 목사 사건처럼 크리스천에 대한 법적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보코하람(Boko Haram) 같은 지하디스트 단체들뿐 아니라 문화를 장악하려는 이슬람주의자들의 폭력으로 이슬람 극단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오픈도어 측은 “50위 내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인 12개 국가들 중 8개국이 아프리카에 있다”며 “처음으로 10위권에 오른 나이지리아에서는 보코하람이 공격해 1만 명 이상이 죽고 난민 65만여 명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에서도 12개국이 50위권에 포함됐는데, 한동안 박해 상황이 개선되다 지난해 다시 악화하고 있다. 12개국 중 라오스와 스리랑카를 제외하면 모두 순위가 상승했다.
오픈도어 측은 “중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는 많은 크리스천과 교회가 있지만, 정부와 사회 구조적인 압박·통제가 여전히 심해 그리스도인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핍박을 받거나 종교 극단주의 위험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새롭게 순위권에 포함된 멕시코는 현지 교회가 높은 범죄율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범죄 집단이 교회를 자금 획득을 위한 공격 대상으로 삼아 크리스천 폭행과 살해를 일삼고 있다.
‘세속주의’를 버리고 있는 터키는 기독교에 대한 법적 통제와 함께 기독교인에 대한 모슬렘의 사회적 적대감과 핍박이 심각해 자주 공격받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당국이 모든 종교활동을 통제하면서 기독교인도 사회적 차별을 겪고 있다.
이들은 “50개 국가의 총 박해지수가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 박해가 극심해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도어선교회 측은 마지막으로 “그런데도, ‘긍정적인 소식’들도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중동의 극심한 박해로, 기독교인 사이에서는 역사를 통해 생겨난 오랜 원한과 분열이 차츰 사라지고 새로운 연합이 이뤄지고 있다”며 “IS의 극단성에 요동한 모슬렘 지도자들이 기독교인과 협력을 시도하면서, 장기적으로 이슬람과 기독교의 관계에 큰 이점을 낳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의 경우 (지하)교회들이 공격을 받고 있지만, 정부에서 이들을 어떻게 다룰지 활발히 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교회가 중국을 새롭게 하는 데 있어 충분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서양 주요 국가들이 극단주의자들의 활동을 제재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다른 단체들과 연계해 일하고 있다.
오픈도어 측은 “이러한 소식들은 박해 상황 가운데서도 새로운 문이 계속 열리는 모습을 보여 준다”고 총평했다.
정재형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1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