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04-10-26 16:26:52 ]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을 이루는 만남은 아내와의 만남이다. 세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두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나에게 결혼을 전제로 한 한 여인과의 만남은 기쁨과 걱정을 동반한 것이었다. 둘이 있으면 행복했고 모든 걱정을 다 잊을 수 있었지만 집에 돌아오면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힘들기는 아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나보다 더 깊은 걱정과 번민으로 숱한 밤 잠 못 이뤘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린 결국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결혼하였다. 그런데 힘든 결정을 내려준 아내를 위해서라면 주일날 교회에 따라가 줄 수는 있었지만 도무지 설교 말씀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나로서는 기독교를 종교(宗敎) 이상으로 생각 할 수 없었다. 당시 나는 아내에게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래, 정말 하나님을 믿을 수 있으면 나도 좋겠어. 그렇지만 안 믿어지는 것을 어떻게 하란 말이야?” 나의 형식적인 신앙생활 때문에 아내와 자주 다투던 어느 날이었다. 내가 독서하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게 된 아내가 여러 종류의 기독교 서적을 사다 주었다. 그 서적들을 통해서 나는 차츰 기독교에 대해서 알게 됐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다. 그 후, 내가 사업에 실패하여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아내는 어느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를 가져다주면서 들어보라고 했다. 처음엔 쉰 듯한 목소리가 싫어서 듣지 않았지만 아내의 반복되는 권유를 이기지 못해 듣게 되었고 결국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 말씀은 내 심령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어놓고 말았다.위 글은 교회신문 <6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