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칼|럼 >> 3·1절 특별기고] 옛날을 기억하라(신32:6~16)

등록날짜 [ 2024-03-06 13:23:42 ]

우리 민족 구원한 하나님 기억하며

이번 3·1절 나라와 후손 위해 기도


신명기 32장은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신32:7)라고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기억하라”고 당부하신 뜻은 무엇일까.


첫째, 지난 역사와 세대에 늘 함께하신 하나님의 인도와 구원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옛적 일과 지나간 모든 세대에 이루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라는 당부에 이어 성경은 “여호와께서 그 택하신 기업인 이스라엘을 황무지에서, 짐승의 부르짖는 광야에서 만나고 호위하고 보호하며 자기 눈동자 같이 지키셨다”, “마치 독수리가 그 날개를 펴서 새끼를 업는 것 같이 여호와께서 홀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셨다”(신32:10~12)라고 기록한다. 바로 출애굽 사건에 이어 광야 40년 동안 인도하고, 보호하고, 결국 가나안을 점령하고 정착하게 한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친히 하셨다는 것이며, 지난날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를 꼭 기억하라는 것이다.


둘째, 그 백성이 살 만하여 타락하고 하나님을 떠났기에 다시 기억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것이다. 이어진 구절에서 “네가 살찌고 비대하고 윤택해지자 자기를 지은 하나님을 저버리고, 자기들의 반석 되신 구원자를 멸시하였도다”, “그들이 여호와를 떠나고, 악을 행하므로 여호와께서 분노하셨다”(신32:15~16)고 말하고 있다. 어렵고 힘들 때는 하나님을 찾고 기도하더니 배부르고 등 따스워지자 하나님을 떠나고 게을러지는 우리의 모습과 같다. 오늘도 “옛날을 기억하라”며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주의 음성을 전하고 싶다.


셋째, 이스라엘의 이 같은 속성을 아시고, 하나님은 당신의 구원을 기억할 수 있도록 절기를 세워 지키도록 하셨다. 이스라엘의 절기는 지난 역사에서 이루신 하나님의 구원과 언약을 기억하게 한다. ‘유월절’은 애굽에서 이스라엘을 해방시킨 역사를 기억하게 하고, ‘무교절’은 시내산에 이르기까지 돌보심과 인도를 기억하게 한다. ‘오순절’은 이스라엘과 하나님 사이의 시내산 계약을 맺은 율법 기념일이고, ‘장막절’은 40년 광야생활에서 구름과 불 기둥으로 보호하고, 만나와 메추라기 그리고 반석에서 난 생수를 주시고, 옷이 해어지지 않고 발이 부르트지 않고, 아말렉을 이기고, 모세 같은 지도자로 구원하셨음을 기억하게 한다. 모든 이스라엘 절기는 지나간 역사에서 하나님의 구원과 인도를 기억하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현재의 하나님과 사이를 다시 살피게 한다.


이 절기들을 지키는 한 역사를 잊지 않고, 그 역사에서 구원한 하나님을 기억하는 신앙을 잊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기억하고 하나님을 기억하는 백성은 망하지 않으며, 그게 오늘날 이스라엘이고 세계 경제를 거머쥔 유대인들이다. 그래서 교회 공동체도 예수님의 성탄절과 고난주간,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절, 추수감사절 같은 절기를 지켜 예수님의 구속사와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의미를 성도들이 확인하고 기억하고 고백하게 한다(눅22:19).


과거를 망각하면 과오를 반복해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105주년이 되는 해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의 항복 선언이 있던 날. 그날 오전에 갓 태어난 나도 해방 소식이 너무나 기뻐서 울고 울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진 6·25전쟁. 목사님인 아버지가 공산당에게 묶여 잡혀가는 모습을 어머니와 함께 쫓아가며 “아빠! 아빠!”라고 부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번 삼일절에도 이 땅에 다시는 외적의 침략이 없고,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삼일절 당시 우리 백성의 함성과 외침과 수많은 애국시민의 희생을 기억하고, 미래를 대비할 다짐을 가다듬고, 우리 민족을 구원한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그 하나님이 우리 후손과 대한민국을 보호하고 그 미래를 축복하시길 기도해야 할 것이다.


과거를 잊으면 미래를 대비하고 계획하고 만들어 갈 수 없다. 내가 어렸을 때나 젊었을 때는 우리의 한(恨) 많은 역사를 부모님과 어른들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듣고 또 듣곤 했는데 요사이 그런 어른도 선생님도 없는 모습이다. 어렵게 산 지난날을 말하면 구식이라고 몰아가기도 한다. 왜 그럴까? 바로 이스라엘의 배신처럼(신32:15), 지금 세대는 너무나 잘 먹고, 비대해지고, 자유가 넘치고, 번영한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면서 하나님이 오늘의 자유와 번영을 주셨음을 무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옛적 일을 기억하라 명하신다. 예루살렘에 가면 유대인들의 수난사를 재현해 놓은 ‘야드바셈 홀로코스트 추모기념관’이 있다. 이스라엘 유대인 교육에 필수 코스이며 관람을 마친 유대인 누구나 눈물을 흘리곤 한다. 그 기념관에 큰 울림을 주는 문구가 있다. “용서란 망각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들을 용서해 주자. 그러나 잊지는 말자(Forgive but not forget).”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과거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망각은 쫓겨남을 자초하나 기억함은 구원의 비밀’이라는 이 역사교육은 후대들도 아픈 역사를 절대 잊어버리지 않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올해 삼일절에 우리도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하신 하나님께 돌아와, 삼일운동으로 학살과 순교와 고통을 당한 민족역사를 되돌아보고, 용서는 하되 잊지 않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으면 한다.



/최종진 목사

前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前 한국기독교학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83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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