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조건

등록날짜 [ 2004-05-20 09:58:01 ]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때 하늘의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찬송가 40장의 1절 가사이다. 하나님이 지으신 대자연의 웅장함. 그 속에서 얻은 수확의 기쁨 앞에 터져 나오는 최고의 찬사와 감사. 이 찬양의 1절, 2절 속에는 바로 이런 감사의 절정을 담고 있다. 그러나 추수 감사절이 오면 나는 이 찬양을 3절부터 부르곤 한다. 1절,2절을 생략하고 “주 하나님 독생자 아낌없이 우리를 위해 보내 주셨네. ”라는 3절만 목이 터져라 강대상에서 계속 부른 적이 있었다. 내가 이 찬양의 3절만을 부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오늘날 많은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은혜에 대한 감사보다는 1절과 2절의 가사에 표현된 눈에 보이는 것들에게만 감사의 의미를 두려고 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죄로 인해 황폐해진 인간의 영혼이라는 저주의 땅에 새 생명을 주기 위해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아낌없이 내어 놓으시고 그의 살과 피를 찢으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신 그 은혜가 어찌 한낱 흙에서 거둔 결실의 열매와 비교가 될 수 있을까? 하늘 영광을 버리시고 종의 형체를 빌어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선택하셨던 십자가라는 고난과 죽음의 길.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이 사랑의 작품을 어떤 자연의 아름다움과 비교할 수 있으며 이 우주 안의 어떤 것과 바꿀 수 있다는 말인가. 이와같이 우리가 받은 감사의 분량이 하나님 아들의 목숨의 분량만큼이기에 마땅히 우리의 감사의 수준 역시 그만큼은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감사의 계절에 만약 누군가가 나의 감사의 조건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 하나님 독생자 아낌없이 우리를 위해 보내 주셨네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주 우리의 죄를 대속하셨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난 기꺼이 이 찬송을 부를 것이다. 세상에서 거두는 결실이 비록 적어 아무 것도 쥐어지는 것이 없다고 할지라도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의 부유가 넉넉함에 그저 감사하며 살 것이다. 나의 육신의 때가 점점 황폐화 되어간다 할지라도 기름진 나의 영혼의 때의 결실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으로 만족하리라. 나는 언제나 찬송가 40장의 3절을 부르는 마음으로 감사의 절정 속에서 복음을 전하리라. 그 심정으로 내게 주어진 양떼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죽도록 충성하리라.

위 글은 교회신문 <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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