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종이 아비의 양을 지킬 때에 사자나 곰이 와서 양 떼에게 새끼를 움키면 내가 따라가서 그것을 치고 그 입에서 새끼를 건져 내었고 그것이 일어나 나를 해하고자 하면 내가 그 수염을 잡고 그것을 쳐 죽였었나이다. 주의 종이 사자와 곰도 쳤은즉 사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한 이 할례 없는 블레셋 사람이리이까”(삼상 17:34-36)
골리앗을 무찌르기 위해 나선 소년 다윗이 사울에게 한 말이다. 다윗은 돌을 취하여 물매로 던져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이스라엘에 승리를 안겨주었다. 당시 다윗은 양을 치던 목자였다. 우리들이 알고 있던 목자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넓은 푸른 초원에 양떼들을 풀어 놓고 언덕 위 나무 그늘에서 쉬었다가 해가 질 때가 되면 양떼를 불러 들이는 평온한 모습의 목자만을 우리는 상상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목축업을 크게 하는 나라들 가운데 많은 나라들이 건조하고 비가 적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의 양들이 이러한 지대에서 가장 번식을 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윗이 살았던 팔레스타인, 특히 베들레헴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메마르고 볕에 그을린 황무지였다. 언제나 양떼들을 풍족하게 먹일만한 푸른 초장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푸른 초장을 마련하기 위한 목자의 노력과 수고는 절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호시탐탐 양떼의 목숨을 노리는 맹수들의 습격에 대비하고 있어야 하며 직접 맹수들과 붙어 싸울 수 있는 용맹스러움도 갖추어야 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면 내 양을 먹이라’고 하시면서 자신의 피값으로 사신 자신의 양들을 맡기셨다. 그 이후로 교회를 치리하는 자를 ‘목사’라고 하며 그와 관련된 모든 활동들을 ‘목회’라고 한다. 구원받은 성도들은 주님의 양이요 그 양들을 치는 자들이 바로 목회자들이다. 푸른 초장이 양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면 목회자로서 강단의 설교와 성도들의 영혼이 만족할 수 있는 영적환경을 만드는 일은 목회자로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두루 찾는 악한 영들로부터 성도들을 보호해야 할 임무 역시 맹수로부터 죽음을 각오하고 양들을 지켜야하는 목자와 다를 것이 없다. 나 역시 이러한 사명을 감당해야 할 목회자로서 참된 목자가 되었으면 한다. 성도들이 편안하게 영혼의 안식을 누릴 수 있는 푸른 초장을 언제나 마련할 수 있는 부지런한 목자가 되고 싶다. 또한 목숨을 걸고 맹수의 위협속에서 양을 지켜낼 수 있는 능력 있는 목자가 되고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난 양떼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목자가 되고 싶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분량만큼 나에게 주어진 양떼들을 사랑할 수 있는 목자가 되고 싶다.
위 글은 교회신문 <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