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우리 교회는 부흥회를 개최하였다. 우리 교회에서 부흥회가 열린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교회 개척당시 우리 교회는 매월 부흥회를 개최했었다. 그리고 부흥회를 알리기 위해 매달 포스터를 인근지역에 붙였다. 지금은 교회 부흥회 포스터가 길거리에 붙어 있는 것을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그 당시만 해도 극장 포스터와 함께 부흥회 포스터가 골목골목 붙여져 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포스터를 붙이는 일은 언제나 청년들이 도맡아 했었는데 밤새도록 봉고차를 타고 다니면서 포스터를 붙이고 새벽 예배 때가 다되어 돌아오곤 하였다. 이 포스터를 보고 부흥회에 참석하여 예수 믿고 한 영혼이라도 구원 받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포스터를 붙였다. 개척교회 당시로서는 그 방법 외에는 달리 교회를 알릴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 모든 성도들이 부흥회 때마다 아낌없이 구령의 열정을 쏟았던 것이다.
내 기억 속에 있는 우리 믿음의 선배들의 부흥회를 기억해 본다.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순수하게 오직 예수만을 말하던 믿음의 선배들의 컬컬한 목소리, 부흥회 마지막 날 뜨거운 기도의 열기로 땀에 흠뻑 젖은 모습들. 지금의 교회 모습에 비교해 보면 비록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모습들이었지만 그 속에서 은혜를 사모하는 성도들의 열정이 불을 내뿜듯 했었고 회개와 성령의 충만한 역사 속에서 각종 은사가 임하였었다.
요즘은 과거의 부흥회와 같은 모습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세련되고 지성적인 모습으로 교회가 바뀌어지면서 생명력으로 넘쳐나는 열정적인 모습은 잘 나타내려 하지 않는다. 나는 과거의 뜨거웠던 부흥회를 기억해보며 그때의 모습들을 간직하고 싶다. 내 설교가 세련되지 못하고 나의 목회 방침이 시대에 뒤떨어 졌다고 무시당할지라도 강단에서 오직 예수만을 외칠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목숨을 다 할 때까지 순종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나는 우리 교회의 모든 예배가 부흥회 마지막 날과 같이 성령으로 말씀으로 능력으로 충만하기를 바란다. 꿈틀거리는 말씀의 생명력이 매시간마다 강단에서 샘솟듯 터져 나오기를 바란다.
이제 부활절이 다가온다. 나는 부활의 사건을 박애주의 사상이나 이념으로 세련되게 포장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핏자국으로 얼룩진 험한 십자가의 사건을 성도들의 영혼 속에 가득 넘치게 할 것이며 그의 죽으심과 사심으로 이루어진 부활의 축복과 권세를 세상 끝날까지 외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