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에 교회를 개척할 당시 나는 전세 계약금 500만원이 없었다. 밤을 새워 기도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 때 만약 교회 개척을 위한 충분한 재정과 후원이 있었다면 나의 기도는 그렇게 절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때 기도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막막했지만 기도만이 내 목회의 절대적이요, 가장 큰 자원(資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기도만 하면 다냐?”며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기도만 하지 않았다. 기도한 후 나는 그것이 확실히 이루어질 줄 믿고 행동으로 옮겼고, 그럴 믿음이 생기지 않으면 믿음을 달라고 다시 기도하였다. 오랜 인내 끝에 응답이 이루어진 기도도 있었고, 행동으로 믿음을 보일 때 즉시 응답받은 기도도 있었다.
완공된 대성전을 바라보며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볼 때 어느 것 하나 기도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러하기에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다. 목회자인 나 역시 연희동 시절 작은 지하실 개척교회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하나님 앞에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무익한 종이다. 기도는 여전히 나를 가장 겸손한 자로 만들어주는 하나님과의 소중한 만남의 채널이다. 주님 앞에 무릎 꿇을 때 내가 작아지고, 두 손을 높이 들 때 나의 힘과 수단은 포기되고 하나님이 그 손을 붙들어 주셨다. 기도할 때 하나님은 상상하지도 못한 거대한 목회비전을 열어주셨다. 목회 성공의 비결을 믿는 후배들에게 나는 항상 “기도하라”고 말한다. 기도밖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그 때 그 시절을 돌아보며 “주여, 지금도 나는 기도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라고 고백한다. 기도를 멈추지 말자. 그 절박함을 잊지말자. “주여, 나는 기도하기에 존재합니다. 기도는 내 목회의 영원한 자원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7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