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십 대의 나이에 구역장 임명을 받았다. 그 때부터 금요일만 되면 학교에 갔다 와서 구역 식구들을 예배에 참석시키려고 바쁘게 뛰어다녔다. “조그마한 것이 어지간히 설쳐!”라고 핀잔을 주면 나는 “조그만 저를 보지 마시고 나에게 구역장을 명하신 하나님을 보세요”라고 설득하면서 예배에 나와달라고 부탁했다. 첫 구역예배가 있던 날, 밤 9시에 정해진 예배는 11시가 넘어서야 시작되었다. 63명이 다 올 때까지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나는 분명히 말했다. “앞으로 한 분만 안 와도 저는 구역예배를 안 드립니다. 자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기다리지 않도록 일찍 오세요.” 모두 어이없어하는 눈치였다. 설마 했지만 그렇게 몇 주간을 하다 보니 ‘데리러 오기 전에 그냥 빨리 갔다 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전원이 예배에 참석하였다. 그렇게 모인 구역식구들이 나중에는 모두 예배의 소중함을 알게되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당시 나는 구역장 직분이 ‘주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일'이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스스로 견딜 수가 없었다. 절대자이신 하나님께서 특별한 섭리를 가지고 나를 부르셨다는 그 한 가지가 감격할 정도로 감사할 때 뜨거운 열정이 생긴다. 그 진실한 감사의 감격이 있기에 하나님을 실망시킬 수가 없으며, 신앙생활을 게을리할 수 없고, 맡긴 사역을 등한시 할 수가 없다. 주께서 나를 쓰시고 있다는 그 감격, 그 황홀감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
위 글은 교회신문 <13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