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은 한 번에 20여개 정도의 알을 품는다. 암탉은 어깨에 힘을 불끈 쥐고 강력하게 열을 가하면서 알을 품는다. 20일정도 지나면 병아리가 나오게 되고 주인은 또다시 새로운 알을 넣어준다. 이렇게 두 번쯤 알을 품고 나면 암탉은 뼈만 남을 정도로 몹시 수척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탉은 세 번이고 네 번이고 알을 넣어줘도 그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알을 품는 동안 암탉은 하루에 딱 한 번 모이를 먹으러 내려온다. 내려와서도 알이 혹시 식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몇 번 쪼아 먹고는 급히 올라간다. 결국 어떤 암탉은 기력이 소진되어 알을 품다가 그 자리에서 목을 빼고 죽는다. 수시로 모이를 먹을 수도 있는데도 암탉은 알을 품는 일에 목숨을 건다. 아름다운 모성애에서 나오는 멋진 죽음이다.
예수님도 인류를 사랑으로 품으셨다. 채찍에 맞으시고, 십자가라는 저주의 형틀에 달리시어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으로 품으셨다. 살을 찢고 피를 쏟아 붓는 엄청난 고난과 죽음이라는 에너지로 우리를 사랑하셨다.
과연 지금까지 주님께서 맡겨준 영혼들을 품는 일을 위해 내가 쓴 에너지는 얼마나 될까? 알을 품다 죽은 암탉만큼이나 될까? 주님의 사랑의 분량에 비하면 아무리 계산해도 부족하다. 죽도록 충성하라는 이 한마디 말씀대로 산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4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