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03-23 07:33:52 ]
마지막 만찬과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애끓는 기도, 사랑하는 제자가 입을 맞추면서 자기를 팔아넘기고 칼과 몽둥이로 위협을 받으며 끌려가던 현장, 가야바의 안뜰에서 하나님의 아들이란 죄목으로 매 맞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힘겹게 오르는 모습까지 주님께서 걸어가신 고난의 코스를 상상해보라. 제자들은 그토록 능력이 많으시던 분이 왜 이렇게 허무하게 끌려가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주님을 원망했을지도 모른다. 주님이 걸어가시는 고난의 길의 의미는 오직 그 길을 주님이 홀로 담당하셔야만 알 수 있는 것이기에 주님은 침묵하실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렇기에 “내가 대신 가니 너희는 오지 말라”고 하신 것이다. 주님이 한 걸음, 한 걸음씩 고난의 코스를 통과하실 때마다 저주와 질병의 문은 닫히고 주님의 고통의 신음소리는 자유를 얻은 자의 기쁨의 함성으로 바뀐다. 주님의 고난이 커질수록, 고난의 여정이 절정에 다가갈수록 그 함성도 절정에 달한다. 십자가에서 죽으시며 “다 이루었다.” 주님의 고난의 코스 끝에서 드디어 우리의 고난도, 죽음도 끝이 난 것이다. 그제야 주님이 가신 고난의 코스의 목적은 오직 한 가지 우리를 위한 사랑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주여! 나는 죄인입니다. 당신의 고난과 죽음으로 사는 자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할 수 있는 유일한 고백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8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