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03-29 13:31:45 ]
예수님이 고난을 당하셨던 가야바의 안뜰과 베드로가 자신을 숨기던 바깥뜰은 배신하는 제자와 스승의 만남을 넘어선 죄인과 그를 살리려는 하나님의 사랑이 교차하는 현장이다. 예수를 부인하는 제자의 모습은 마땅히 죄로 죽어야 할 인간이 죄 없다 하는 모습이다. 반면 죄가 없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는 죄가 있는 것처럼 모진 매를 맞으며 죄인임을 자처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모순된 상황인가?
하지만 예수께서는 가야바 바깥뜰에 서 있던 제자는 물론 도망간 제자들, 그를 죽이라던 자들까지 모두 품으셨다. “다 이루었다고”고 하시며 숨을 거두시는 순간까지 십자가라는 인간 구원의 절차를 묵묵히 마치신 것이다. 그 순간, 인간과 하나님의 사이를 가로막던 죄의 담이 무너지듯 성소의 휘장은 갈라졌고 하나님을 만나는 길이 새롭게 열렸다. 이제 가야바의 바깥뜰과 안뜰은 하나가 되었고 예수께서 우리를 그 안뜰로 초청하고 계신다. “내가 채찍에 맞았으니 너희의 고통스러운 질병이 고침을 받았다. 내가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렸으니 너희는 죄에서 자유함을 얻었다. 영원한 사망에서 나와 이제 나에게 오라.”
지금 우리는 주님 앞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가? 가야바 안뜰로 성큼성큼 들어가 주님을 부둥켜안자. 주님의 고난과 죽음이 나로 인한 것임을 고백하며 주님의 살과 피를 마시자. 그렇게 해야 주님이 기뻐하시니 그렇게 하자.
위 글은 교회신문 <1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