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일념] 봄이 오는 소리

등록날짜 [ 2010-04-12 07:56:58 ]

우리 교회에 뱅 둘러있는 조경을 보니 꽃들이 막 피어오르려 한다. 여전히 영하의 꽃샘추위에도 피어야 할 꽃은 반드시 피는 것을 보니 참 성실하고 착실하다. 사람 같으면 바깥 날씨가 추워서 지금은 못 피우겠다고 버틸 텐데 말이다. 나무는 춥든 말든 세월에 따라 자신들의 할 바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 또 가만히 보니 꽃도 없는데 벌이 날라다닌다. 쫓아가보니 아주 작은 나무에 꽃인지 무엇인지 잘 안 보일 정도로 작은 꽃이 있는데 거기 가서 앉아서 빨아먹고 있다. 벌은 꽃을 찾아 날아가기도 하지만 날아서 못 가는 곳은 기어서라도 꽃을 찾아 간다. 이렇게 자기 사명을 감당하며 살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꽃도 벌도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이 봄을 맞아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분주하게 하나님의 질서에 순종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너희들은 세월에 참 적응을 잘한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되니 어떡하나. 너희들이 나보다 훨씬 낫다’라는 깨달음에 부끄러운 나를 발견하게 한다.

모든 만물 속에 하나님의 신성이 있고 하나님의 목소리가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봄을 맞아 내 주위의 만물이 전하는 주님의 음성이 나를 자꾸 부끄럽게 한다. 언제쯤 나도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주님과 하나되어 주님을 섬길 수 있을까? 봄은 나를 또 하나님 앞에 무릎 꿇게 만든다. 주여! 주님과 하나되게 하소서!

위 글은 교회신문 <1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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