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일념] 십자가를 진다는 의미

등록날짜 [ 2011-04-13 17:30:26 ]

총살형은 총알이 몸을 관통하는 순간에 금방 죽고, 참수형도 칼로 목을 자르는 순간에 죽는다. 화형도 불꽃이 타오르면 연기에 질식하기에 채 몇 분이 안 돼 죽는다. 그러나 십자가 형벌은 순간에 죽는 것이 아니다.

팔레스타인 열대 지방 뜨겁게 내리쪼이는 태양 아래서 빠르면 여섯 시간에서 열두 시간 이상을 손과 발이 못 박힌 최악의 고통과 몸에서 피가 서서히 빠져나가는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양초가 녹아내리듯 아주 천천히 죽는 것이 십자가 형벌이다.

십자가는 육신만 고통당하는 것이 아니다. 채찍에 맞고 가시관을 쓰고 홍포를 입은 채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희롱당하고 무시를 당해야 한다. 그리고 벌거벗은 수치도 겪어야 한다.

절대자이신 하나님의 아들이 고의로 죄인의 누명을 쓰고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저주의 십자가를 지고 당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인간의 언어로는 차마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으라고 하신 말씀은 그냥 하신 말씀이 아니다. 주님이 당하신 그 고통을 감수할 각오를 하고 좇을 수 있느냐를 물으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쉽게 “아멘!”이라고 대답한다. 주님이 지신 십자가를 나도 진다는 것을 단순한 믿음의 용어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십자가는 실제 사건이다. 십자가를 지면 나도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말이다. 예수께서 인류의 죄 문제를 해결하려고 십자가를 지셨다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십자가를 져야 하는가? 예수께서 십자가의 죽음으로 이루신 구원을 이웃에게 전하기 위해 져야 한다. 복음 전도 속에는 피할 수 없는 고난과 죽음이라는 십자가 코스가 있다. 이 십자가를 질 수 있느냐는 주님의 물음에 당신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가?

위 글은 교회신문 <23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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