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11-22 15:55:25 ]
베드로가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한 후에 얼마나 후회되고 가슴 아팠으면 통곡했을까?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제자들은 예수를 부인하고 떠났지만 예수께서는 끝까지 십자가를 지셨다.
십자가에 매달려 심히 지친 예수께서 목마르다고 말씀하시자, 사람들은 다 썩어 빠진 포도주를 예수께 물렸다. 예수께서는 맛보는 순간 뱉어 버리셨다(막15:23).
‘우리의 모습도 마치 때늦은 포도주와 같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잦다. ‘그렇게 망할 줄 알았으면 옛날에 돈이 좀 있을 때 헌금하는 건데…’, ‘지금은 기도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네. 시간이 있을 때 기도할 것을…’, ‘내 몸이 예전만 같아도 열심히 새벽기도에 나갈 텐데….’ 이런 것들이 다 때늦은 포도주와 같은 것들이다.
통곡해도 소용이 없고 아무리 주님께 드려도 때가 지나 맛이 변한 포도주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골고다 언덕을 오르실 때 지고 가신 십자가의 무게는 약 90킬로그램 정도가 된다고 한다. 아무리 하나님의 아들일지라도 연약한 육체를 가지셨기에 무게를 견디지 못하셨다.
그런데 때마침 지나가던 건장한 청년 시몬이 그 자리에 있어 예수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게 됐다. 비록 자의는 아니었으나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짐으로 시몬은 자기 이름이 성경에 기록되는 엄청난 복을 받았다.
우리도 이처럼 적기(適期)에 하나님의 일에 뛰어들어야 한다.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할 수밖에 없는 대제사장 가야바의 안뜰일지라도 그 현장에서 예수와 한 당이라고 뛰어들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번 충성의 때를 놓치면 회복하기가 어렵다. 다음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이다. 그때가 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2011년을 마무리하면서 과연 내 삶이 때늦은 포도주는 아닌지 돌아보며 나를 결산해 보자.
위 글은 교회신문 <26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