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12-20 17:10:06 ]
동방에서 박사들이 별을 보고 예루살렘에 이르러서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를 경배하러 왔다”고 하자 이 말을 듣고 헤롯왕과 온 예루살렘이 소동(騷動)했다(마2:2~3).
헤롯왕도 예수를 유대인의 왕으로 인정했기에 당시 베들레헴과 그 주변에서 태어난 두 살 이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이는 살인극까지 벌이며 긴장하고 소동했던 것이다. 이처럼 주님이 계신 곳에는 소동이 벌어진다. 왕으로 오신 주님의 실권(實權)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거라사 지방에 이르렀을 때에 귀신들린 자가 쫓아와서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막5:7) 하고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유대인들이 전혀 몰라본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귀신이 먼저 알아본 것이다.
예수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지만 그 귀신들은 왕으로 오신 예수의 실권 앞에 스스로 소동하며 돼지에게로 들어가기를 간청했고, 예수께서 허락하자마자 돼지 떼가 바다에서 몰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주님의 실권이 무엇인지 모르다가 어느 순간에 주님이 만왕의 왕이신 것과 심판주요,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전능자임을 깨달으면 그때부터 주님의 실권 앞에 내 심령이 소동하고 스스로 죄인임을 깨닫고 통곡하며 회개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믿음은 왕 되신 주님의 절대적인 실권을 얼마나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왕으로 오신 예수, 그분은 헤롯왕을 몰아내고 세상 왕이 되기 위해 오신 분이 아니다. 그분은 우리 속에 있는 질병을 파괴하고, 원수 귀신을 몰아내고, 악한 영에 매인 자를 놓아주고, 우리의 불가능을 해결하고, 멸망과 파멸과 죄악과 죽음에서 건져내려고 이 땅에 오신 분이다.
바로 나를 구원하시려고 성난 병사같이 나를 괴롭히는 원수를 소동하게 해 파괴하여 승리하시는 왕의 실권을 가지고 이 땅에 오신 것이다. 성탄(聖誕)은 왕 되신 주님의 실권을 믿음으로 인정하는 자에게 주는 영육 간의 최고 축복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7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