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12-26 13:14:55 ]
예수께서는 이 땅에 계실 때, 자신의 유품을 단 한 가지도 남기지 않으셨다. 목수로 일하실 때 사용한 톱이나 망치, 혹은 전도하러 다니실 때 입은 의복 한 벌 어디에 남겨놓으셨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예수께서는 영원한 생명으로서 우리의 심령 안에 거하시기 원하셨지, 절대로 이 땅에서 사신 생애의 흔적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오늘날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 즈음이면 세계 각국에는 예수를 이용한 상업주의가 극치를 이루며 한껏 타락을 부추기는 광란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다.
예수께서 이 땅에 계시던 시대에는,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어떤 괄목할 조건도 예수께는 없었다. 말구유에서 탄생한 것도 그렇고, 별로 주목할 만한 것이 없는 지역에서 보낸 짧은 공생애 기간도 그렇고, 세상 정욕에 취한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죽는 순간까지도 십자가에 잔인하게 못 박혀 숨졌으니, 예수의 삶과 죽음은 온통 비참하고 초라한 것뿐이었다.
그러니 예수의 탄생이 인류의 구원 문제를 해결해 주시려는 하나님의 섭리를 완성할 위대한 여정의 출발임을 세상이 알 리 없다. 살점을 뜯어내는 모진 채찍 소리와 걷잡을 수 없이 퍼붓는 온갖 조롱과 멸시가 질병과 저주를 몰아낼 절대 권세자이신 예수가 외치는 무언의 함성임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인류의 죗값으로 오는 죽음을 짊어지시고 무거운 발걸음과 함께 토해내는 신음이 바로 인류 앞에 내뱉는 생명의 함성임을 아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예수 십자가의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절대로 생명이 없다는 뜨거운 고백과 함께 성탄을 기뻐하며 그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 성탄으로 이루어진 속죄의 은총을 영원한 생명으로 알고 성탄을 알지 못해 멸망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성탄의 기쁨을 전해야 한다.
/윤석전 담임목사
위 글은 교회신문 <31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