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일념] 달려갈 길 마치고

등록날짜 [ 2013-12-31 10:17:19 ]

한 해를 보내고 뒤를 돌아보면 아쉬움만 남는다. 성령께 붙들려 더 값지게 쓰임받지 못한 날들, 육신의 생각에 빼앗겨 잃어버린 날들이 꽉 찬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바울 사도는 자기 일생을 마칠 즈음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관제에 사용하는 포도주처럼 자신을 알뜰하게 하나님 앞에 퍼부었으며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고 말이다(딤후4:6~7).

‘관제’는 ‘전제’라는 희생 제사 방법의 하나다. 관제에 쓰이는 포도주를 만들려면 포도를 포도 틀에 넣은 후 사람이 그 안에 들어가 발로 밟아야 한다. 포도가 완전히 으깨질 때까지 밟아야 향기 좋은 포도즙이 흘러나와 포도주로 쓸 수 있다. 포도 알맹이에서 즙이 모두 빠져나가면 포도는 하얀 껍질로 남는다. 그렇게 해서 짜낸 포도주를 제물에 붓는 제사가 관제다. 한마디로 바울은 자기 인생을 하나도 낭비하지 않고 하나님께 알뜰하게 드렸다는 말이다.

이런 바울이 존경스럽다 못해 ‘어떻게 이렇게 후회 없이 살았을까?’ 하는 의문마저 든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는 속뜻은 후회스러운 삶을 살게 하는 방해자를 이겼다는 말이다. 하나님 뜻대로 살아갈 때 반드시 방해자가 끼어드는데, 그 방해자는 멀리 있지 않다. 내 육신의 소욕이 가장 큰 방해꾼이다.

반면에 육신이 없으면 신앙생활을 못하므로 육신은 내 영혼에게 고마운 존재다. 우리는 어떻게든 이 육신의 소욕을 잘 이겨서 영적인 신령한 일꾼으로 나를 써야 한다. 우리 인생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이 최고 목적이 되어야 한다.

나를 위해서 내가 존재하지 않고, 나를 지으시고 창조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창조자 앞에, 구속자 앞에 평생 쓰임받기를 결심하고 믿음의 경주를 해야 한다. 다가오는 2014년에도 이 믿음의 경주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윤석전 목사

위 글은 교회신문 <36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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