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일념] 주의 일은 주린 자처럼

등록날짜 [ 2018-11-15 14:02:31 ]

스케일이 작은 사람은 어떤 일을 해도 진취성이 없다. 이런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하자고 하면 “아, 그런 일은 단번에 되는 것이 아니니 쉬엄쉬엄합시다” 하고 말한다. 그러나 쉬엄쉬엄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단번에 결정하고 추진해야 하는 일도 있다. 육상선수가 출발선에서 총소리가 나면 빨리 피니시 라인을 향해 뛰어야지, 쉬엄쉬엄 간다면 어떻게 우승할 수 있겠는가?

주린 자는 밥그릇을 앞에 놓고 여유 부리며 천천히 먹지 않는다. 허겁지겁 단숨에 먹어 주린 배를 채운다. 주의 일도 이렇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처럼 해야 한다. 내일로, 모레로 미뤄서는 안 된다. 내일로 미루는 자는 하루 늦고, 모레로 미루는 자는 이틀 늦고, 한 달 후로 미루는 자는 한 달 늦고, 일 년 뒤로 미루는 자는 일 년 늦다.

우리는 주의 일을 앞당길 수만 있다면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좋다. 주리고 목마른 줄 아는 사람만이 곧바로 주린 배를 채우기 원하고 갈증 난 목을 축이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 하자, 모레 하자며 주의 일을 미루는 사람들은 아직도 주의 일에 주리고 목마른 다급함이 없는 사람이다.

금식할 때면 주님 뜻대로 무사히 끝내고 밥 먹는 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지는지 모른다. 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는 것이다. 먹을 수 있다는 소망이 없으면 지레 지쳐서 죽어 버릴 것이다. 그러나 먹을 수 있다는 소망 때문에 금식을 견딜 수 있다. 20일을 굶더라도 20일 후에 먹을 수 있다는 보장이 있으면 20일을 참고 견딜 수 있지만, 언제 먹을지 기약이 없다면 열흘도 못 돼 굶어 죽어 버리고 말 것이다. 이만큼 정신적 여유라고 하는 것은 대단한 힘이다.

이렇게 주린 자가 음식을 간절히 사모하듯이, 주님이 주시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주님께 갈급한 심정을 내어 놓고 매달린다면 응답 역시 늦어지지 않을 것이다.



/ 윤석전 목사

위 글은 교회신문 <59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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