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07-12 15:01:19 ]
잡히시기 전날 밤, 예수께서는 여느 때처럼 제자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자신이 이 땅에 오신 이유가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이루시기 위함’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셨습니다. 잠시 후 대제사장의 명을 받은 하속들이 들이닥쳐 자신을 잡아갈 줄 미리 아신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나눌 마지막 만찬을 준비하셨습니다. 떡을 쥐고 축복하신 예수께서는 떼어 제자들에게 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받아 먹으라, 이것이 내 몸이니라”(마26:26). ‘당신의 몸이라니? 어찌 떡 한 조각이 주님의 몸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자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했을 테고, 어쩌면 무슨 말씀인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 그저 묵묵히 주린 배를 채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윽고 예수께서 잔을 드시더니 축사하신 후 제자들에게 따라 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26:28). ‘아니 식사 때마다 마시는 포도주를 왜 오늘따라 당신의 피라고 뚱딴지같은 말씀을 하실까?’
이쯤 되면 고개를 꺄우뚱한 제자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마지막 만찬이 뜻하는 바가 무엇입니까. 바로 ‘그 날’을 암시합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떡과 포도주를 나누어주시면서, 내일 십자가에서 살 찢기고 피 흘릴 중대사를 미리 전개하셨던 것입니다.
저는 주의 만찬을 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합니다. ‘불신자들은 시시때때로 우상을 숭배하고 우상의 제물을 나누어 먹지만, 우리는 매달 첫 주일에 나를 위해 살 찢기고 피 흘리신 주님을 기념하는 떡과 잔을 나누니 얼마나 감사한가.’
주의 만찬은 찢기신 주님의 살이 나의 양식이 되고, 흘리신 주님의 피가 내 생명이 되었노라고 고백하고 간증하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의 살과 피로 우리가 생명 얻음을 감사하면서 그 떡과 잔을 들어야 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3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