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0-03-02 15:39:02 ]
생각이 예수님께 푹 빠진 채 길을 걷다가 남의 집 담에 부딪힌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어떤 땐 도랑에 빠져 머리가 도랑물에 처박히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차를 운전하고 지인인 목사님 교회를 찾아 가다가 방향을 바꿔야 할 지점을 그냥 지나친 채 계속 직진을 했습니다. 그러다 이상하다 싶어 사람에게 물어보니 되돌아가라고 합니다. 그렇게 왔다 갔다 하기를 몇 번이나 했습니다. 머릿속에 예수님 생각으로 가득할 때 종종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느 때는 온종일 우리 주님과 성도만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미운 성도가 하나도 없습니다. 간혹 담임목사인 저를 미워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이가 있더라도 제 마음에는 그가 밉지 않고 오히려 불쌍합니다. 왜 그럴까요? 제 안에 주님 심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를 미워하면 하나님께서 맡기신 목회가 끝이라는 것을 압니다. 스데반도 순교 직전에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행7:60)라고 기도했습니다. 성도를 미워하지 않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곧 주님의 심정입니다.
무리에게 끌려가시던 예수의 심경을 헤아려 봅시다. 아무 죄도 없으신 예수께서 잡혀가실 때 그들이 미웠을까요? 제자가 은 삼십에 자신을 팔아먹을 때 미웠을까요? 침 뱉음을 당하고 매를 맞을 때 미웠을까요? 예수님께 미워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예수는 절대 팔려 가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만약 미웠다면 입을 맞추는 유다를 피하고 면전에서 나쁜 놈이라고 호통치셨을 터입니다. 가야바 뜰에서 매 맞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는 오히려 때리는 자를 불쌍히 여기셨고 사랑하셨습니다. 여러분 속에도 이러한 예수의 마음이 살아 있기를 원합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의 정신입니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아서 주를 가르치겠느냐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졌느니라”(고전2:16).
위 글은 교회신문 <66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