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말씀과 나

등록날짜 [ 2010-07-04 20:55:16 ]

순도 100%의 우리 교회 하나님 말씀은 영혼에 통쾌하고 시원함 줘
현장의 생생한 은혜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삶의 원천이 되길...

“나는 과녁을 조준해 시위를 당겼지만 화살이 과녁에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화살을 머리 위로 쏘아 올리면 자기가 맞을 수 있습니다.”

어느 주일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들으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 신앙이 자의적이지 않은지 천국에 정조준하여 있는지 심각하게 돌아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천국 가는 것이 시험과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대학시절 기자가 되기 위해 언론사 시험공부를 하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6~7명 정도로 스터디팀을 만들어 2년 가까이 시간과 열정을 쏟아 열심히 공부했지만 모두가 합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합격하지 못한 사람은 다른 길을 찾아갔고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는데 불합격한 동료를 바라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당사자에게는 합격 외에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누가 보더라도 실력 있고 될 만한 사람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합격을 목표로 모두 열심히 공부하지만 많은 사람이 불합격하는 것처럼 천국 가는 일도 비슷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교 도중 나는 천국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 내 신앙은 과녁을 정확히 조준하고 있나 두렵고 떨렸고 지금도 살얼음을 걷는 듯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말씀
연세중앙교회 출석 8년째, 담임목사님이 전하는 하나님 말씀은 이렇게 내 영혼과 심령의 상태를 들여다 본 듯 정곡을 찌르며 도전을 주었습니다.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예배 때마다 생각과 심령의 오류를 고치고 일탈하지 않도록 바로잡아 주었으며 새 힘을 주었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은 순도 100%입니다. 많은 목회자가 그렇듯 소위 고대나 현대 유명 철학자의 명언이나 대단해 보이는 이론을 언급하시는 것을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말씀에 불순물이 섞일 수 있는 섣부른 세상 비유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공부가 깊고 세상 경험을 누구보다 많이 하신 목사님이 예수님의 심정을 애타게 담아 던지는 고순도 말씀은 영혼에 부딪히고 싫증이 나지 않았습니다. 순도 높은 말씀은 세상에서 세상과 나, 죄에 맞서 싸울 힘을 주었습니다.

더구나 반복하는 말씀은 식상할 것이라는 선입관과는 달리 영혼에 통쾌하고 시원합니다. 이사야서 53장 5절과 6절 말씀, 거지 나사로, 탕자의 비유 등은 어렸을 때부터 수도 없이 들어온 말씀이지만 목사님이 전하실 때는 항상 새로운 이야기가 되고 신앙의 기본을 다시 다잡게 해주었습니다. 또 교회가 커지면서 세상 바람을 탈 여지가 크지만 이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도 안심케 했습니다.

섣부른 판단과 비판 경계해야
간혹 목사님이 피력하시는 국가관 혹은 시국관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회자로서 일제시대와 6.25 전쟁 등을 겪은 세대로서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 일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나 판단은 유효기간이 대단히 짧으며 영원한 삶의 문제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대부분 세상사에 대해서는 누구의 견해도 절대적으로 옳거나 절대적으로 틀릴 수 없으며 이에 대한 개인 간 인식 차이가 교회와 신앙에 균열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하나님의 일과 교회에 대한 헌신과 열정에서 턱없이 못 미치는 성도가 감정에 사로잡혀 주의 종의 사소한 흠을 비난하고 나선다면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목사님에 대해 이런 저런 훈수를 두려면 적어도 목사님과 동등하거나 나은 열정과 능력을 보여 줘야하는데 그럴 성도가 있을까도 싶었습니다. 주의 종의 잘못은 하나님이 판단하시지 성도가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다 회개할 것 없어 보이는 목사님이 최근 눈물로 회개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크게 도전을 받으며 상대적으로 더 초라해지는 나를 발견합니다.
다음 달부터는 잠시 예배 현장에서 목사님 설교를 듣기 어렵게 됐습니다. 마치 보호막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인터넷이나 테이프로 들을 수는 있지만 현장의 말씀만큼 생생한 은혜가 전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잠시지만 막상 교회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세상 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교회 일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영력과 영감 넘치는 목사님 말씀에 갈증이 많이 날 것 같습니다. 

※편집자 주-이웅수 집사는 8월 미국으로 ‘국제정치’ 학위를 위해 유학을 갑니다. 그의 공부와 앞길을 위해 성도님들의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19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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