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올해 노벨 평화상이 주는 의미

등록날짜 [ 2010-11-16 22:25:34 ]

중국 반체제 인사‘류사오보’선정 후 논란 많아
공산당 독재에 대한 세계인의 경고임을 알아야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중국 반체제 인사 류사오보(劉曉波)에 대한 논란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1989년 중국 천안문(天安門) 민주화운동 발발 당시 류사오보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방문 학자로 있었는데, 소식을 접한 그는 급히 귀국해 단식 투쟁을 이끌었다. 이로 인해 그는 1989년 6월 6일부터 1991년 1월까지 ‘반(反)혁명 선전·선동죄’로 투옥되었고, 1989년 9월 모든 공직에서 제명되었다.

1991년 1월에 석방된 그는 저술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민주화운동을 실천하게 된다. 1996년 9월, 그는 다시 사회 질서 교란죄로 노동교양 3년에 처한 바 있으며, 2008년 12월 언론 자유 보장, 인권 개선, 자유선거 등 중국 정부에 대한 요구 사항을 담은 ‘08헌장’ 발표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류사오보는 어떤 인물
류사오보는 중국 국적자로는 처음으로 노벨상을 받은 인물이 되었다. 그는 1955년 길림성(吉林省) 장춘(長春) 시에서 태어나 1977년 길림대학 중문과를 졸업하고 베이징 사범대학 중문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강의했다. 이어 1986년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8월부터 11월까지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 방문 학자로 초빙되어 중국 현대문학을 강의했고, 1988년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미국 하와이 대학에서 중국 철학과 중국 현대정치를 강의했다.

1989년 6·4 천안문(天安門) 사태는 그를 본격적으로 반체제 인사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결정적인 사건이다. 이후 그는 중국 당국에 민주개혁을 요구하고 관련 글을 계속 발표하면서 투옥, 노동교화 등 수차례 옥고와 석방을 되풀이하는 생활을 했다.

중국과 서방 간의 가치관 충돌
류샤오보 노벨평화상 수상 발표 이후 이를 둘러싸고 중국 정부와 서방 세계를 비롯해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진영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0월 29일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왜 틀렸는가?’라는 제목의 평론을 통해 “노벨위원회와 서방은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기 위해 인권이라는 가치를 핑계로 이용한다”면서 “이들은 다른 국가의 주권을 짓밟고 군사적인 공격까지도 감행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 통신은 이어 “노벨위원회는 더욱 부강한 중국을 보고 싶어하지 않고 노벨평화상을 포함한 각종 도구를 이용해 중국의 부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10월 25일에는 인권 단체인 ‘Freedom Now’가 남아프리카공화국 투투 대주교, 동티모르 주교 카를로스,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이란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 달라이 라마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 15명이 연대 서명한 공개 서신을 발표했다. 이 서신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G20 회원국 정상들에게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기간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류사오보 석방과 그의 아내 류사의 연금을 해제해 자유통신을 할 수 있도록 제안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이 알아야 할 진실 
 중국은 개혁·개방에 따른 무역 규모 확대와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주요 2개국(G2) 위상을 갖게 됐지만 이번 노벨 평화상 수상을 통해 볼 때 여전히 공산당 유일 독재 체제라는 엄연한 사실의 한계를 새삼 느끼게 한다.

류사오보가 국가 전복을 선동한 혐의로 11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2008년 재투옥된 직접적 계기인 ‘08헌장’부터 되짚어보자. 그가 초안을 작성하고 발표를 주도한 08헌장은 중국이 공식적으로 인민공화국이라고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산당 천하’일 뿐이라면서 공산당 독재의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하지만 세계는 그 헌장의 지적에 대한 기억을 점차 잊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노벨 평화상의 의미는 남다르다. 공산당 체제에 대해 반발한 인사에게 상을 부여함으로써 그동안 잊고 있었던 공산당 독재 체제의 잘못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중국을 비롯한 북한, 쿠바 등 공산국가에 대한 세계인의 경고다.

세계 패권국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경제뿐만 아니라, 인권과 도덕성에서도 국제 규격과 수준에 맞아야 한다. 중국 헌법에는 언론과 출판에 자유가 있으며, 집회 결사 시위의 자유를 가진다고 되어 있으나, 실제 이런 자유는 제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
대한민국 역시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하는 점이 있다. 바로 망각의 함정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가는 경향은 있게 마련이지만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일까지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6·25 남침으로 세계 역사에 유례가 드물 만큼 참혹한 재앙을 가져온 이후 60년이 지나기까지도 적화통일을 변함없는 목표로 삼고 끊임없이 도발하고 있는 북한 정권의 실체에 대해 우리는 너무 쉽게 이를 망각하고 있다. 공산당 유일 독재가 얼마나 심각한 폐해인지 이번 노벨 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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