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훌] 대한민국에서 학생으로 산다는 것

등록날짜 [ 2010-12-29 15:07:34 ]

안보의식 희미하고 교권 침해가 만연한 사회 속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갖은 노력 전개해야


중학교 3학년인 아들에게 안보에 관한 얘기를 해 줄 기회가 점점 많아진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확실한 안보관이 필요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요즘은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워낙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진학부터 자율형 사립고나, 외국어고, 국제고 등 성적에 따라 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부담이겠지만, 이전 세대들이 한동안 겪었던 일이고 보면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인성교육보다 입시 위주의 특정 대학 지향적인 교육계의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다시 과열하고 있는 것은 주시해야 할 것이다. 

교권 침해나 체벌 금지와 같은 단어들이 교육관련 뉴스의 머리기사를 차지하는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아쉬움을 넘어 앞으로 국가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이 앞선다. 윤리교육, 인성교육, 안보교육과 같은 기본적인 교육의 비중을 간과하면 안 된다. 교육이 한 나라를 세우는 백년대계(百年大計)이고 보면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기성세대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학생으로 산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60년 전 대한민국을 침략한 북한을 인천상륙작전으로 격퇴하는 데 이바지한 맥아더 장군에 대한 평가를 비하하거나, 6.25가 북한의 남침공격이 아닌 남한의 북침전쟁이라는 억지를 말하고, 지금은 모두가 사 먹는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걸린 것이라고 학생들을 촛불시위에 내모는 일부 잘못된 교육을 가려내어 판단해야 하며, 사교육이나 학원가를 오가며 학교 수업 외에도 쉬지 않고 암기위주 학습을 받으며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준비에 매진해야 한다.

또 좋은 친구들과 어울려 자연을 오가며 건전한 사고와 육체를 키우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도 읽으며 보내야 할 귀한 시간을 빼앗기 위해 도사리고 있는 PC방과 인터넷, TV, 게임 유혹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부모나 교사와 대화를 통해 인생을 설계해야 할 시간이 많지 않고, 사회의 온갖 험악한 뉴스와 연예인의 사생활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대학에 가서도 인문학 위주의 폭넓은 사고방식보다는 취업이나 고시 준비에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기 쉽다. 도대체 어디쯤 가서야 인생이 화살처럼 지나가며, 가치 있는 것을 찾고 추구하기에도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어른의 올바른 훈계가 하찮은 시비로 전락해서는 안 될 일인데 존경의 대상인 선생님에게 대드는 학생들의 동영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는 학생의 인권이 교사의 교권을 앞지르는 사회 풍조를 거슬러 올라가야 할 책임마저 있는 듯하다.

지금 학생들은 북한의 무력도발이나 전쟁 위협에 대한 판단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은 계획된 도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보복을 받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도 비정상적이고 기습적인 도발형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군부독재를 통한 북한 공산체제를 유지하여 축적된 막대한 부를 유지하고 싶은 김정일 부자에게 계획된 도발이란 곧 종말을 의미한다는 점을 아들에게 얘기해 주려 한다.

많은 언론이 북한 군부의 세습 공산독재나 인권유린, 비정상적 외교행태를 비판하기보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내 지도층, 군, 경찰, 법조계 등 공직자를 비하하는 데 여념이 없다. 대통령은 우리 국민투표로 정당하게 선출한 최고지도자임에도 온갖 루머와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는 모습은 학생들이 애국심을 가지는데 많은 장애가 되고 있다. 대통령이나 공직자의 사회적 권위에 대한 인정이 없다면 선생님들에 대한 교권인정도 어려워지고 부모에 대한 존경심도 점차 약해질 것이다.

베트남이 공산화된 가장 큰 원인은 공산체계에 대한 경계심 약화와 이로 인한 안보의식 결여였다. 그리고 사회 지도층의 부패도 큰 요소가 되었다. 이는 모두가 사회적 권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어지고 오직 부를 축적하겠다는 사회적 통념이 오랫동안 형성되어 생겨난 것이다. 지금의 학생들이 이러한 권위에 대한 인정이 없다면 그들이 사회 지도층이 되었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국민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공직자와 지도층이라면 책임보다는 권력을 이용한 부정이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천안함 피격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이 북한의 공산독재 3대 세습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 일어난 것임은 안보에 관심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중국과 미국의 세력 다툼 속에서 핵을 이용하여 경제적인 지원을 얻어내야 하고, 독재체제의 내부 불만 표출을 잠재워야 하는 북한의 김정일-김정은 부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온 국민이 일부 언론의 북한공격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 유발에 현혹되지 않고 대통령부터 유치원생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안보의식을 최고조로 유지 강화하여 대한민국의 자위권과 영토, 그리고 국민을 지켜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2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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