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훌] 무조건적 비판을 경계하며

등록날짜 [ 2011-01-27 10:10:36 ]

사실 확인 없는 비난과 말장난 멈추고
밝은 사회 위한 건전한 목소리 높여야

조만간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이 열릴 전망이다. 이를 위해 예비회담을 먼저 개최하고, 비핵화 문제를 별도로 논의할 고위급 당국 간 회담도 북한에 제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이번 회담 의제로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하였기 때문에 향후 북한 태도나 입장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지난 몇십 년간 열린 남북 회담의 경우를 보면 북한은 자신들의 도발을 합리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불리한 조건이 되면 회담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다. 1999년 북한의 서해상 도발로 연평해전이 있은 후 남북 간 1차 국방장관 회담이 2000년에 열렸으나, 2002년에 다시 서해교전이 발생하는 등 지난 60년간 북한은 협상과 도발을 주기적으로 반복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민이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며 국민 안보의식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단결된 모습보다는 수많은 비난을 주고받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때로는 비난이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지만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일단 퍼트리고 보자는 비판이 난무한 것이 사실이다. 타인에 대한 평가가 비난과 정죄로 끝나고 마느냐, 아니면 칭찬과 격려로 이어지느냐는 비판을 받는 사람의 인격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다.

몇 년 전, ‘리더십’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리더십의 수많은 이론과 적용 사례를 연구하면서 느낀 점은, 남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이 자기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다. 지나친 자존감(Self-esteem)이 독선으로 흘러서는 안 되겠지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는 잘못한 자를 먼저 돌로 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불과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대학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의 대상이 된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언론의 비판도 지금처럼 심하지 않았다. 또 요즘은 사람들이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여러 정보를 접하면서 마치 모두 재판관이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현대의 선악과는 바로 이러한 대중문화의 확산과 이로 말미암은 무조건적인 비판의 확산이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한다. 일단 비판을 먼저 하고 사실 확인은 흐지부지하면서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입장을 갖는 것을 우리는 경계하기보다 즐기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죄 인자가 이러한 행동을 유발한다는 것은 이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 결과가 굳이 뒷받침하지 않더라도 추측할 수 있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행동과 마음가짐은 일단 흥분하여 돌을 들기보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을 뉘우쳐 자기 자신과 주변 사회가 건강해지도록 애쓰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건강한 나라, 건강한 사회, 건강한 개인이 되어야만, 풍전등화와 같은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 현실 속에서 희망과 비전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비인권적인 독재정권하에서 고통받는 북한 주민에게 자유라는 값진 선물을 안겨주는 날이 하루속히 올 것이다. 그래야만 일본강점기에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수많은 독립투사와, 공산주의자들의 침입으로부터 이 땅을 지켜낸 자유민주주의 수호자 그리고 복음을 들고 순교한 수많은 기독인의 희생이 가치를 잃지 않을 것이다.

예수께서 간음한 여자를 붙잡아 데려온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말씀하셨던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말씀은 오늘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동일하게 던지는 말씀이다. 양심의 가책도 없이 잘못한 누군가에게 먼저 돌을 던지려고 한다면 절대적 존재이신 예수 앞에 과연 당당할 수 있을까? 이제 우리는 손에 쥔 돌을 내려놓고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다.

위 글은 교회신문 <22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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