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북한과 이란 그리고 중국

등록날짜 [ 2011-02-15 15:55:47 ]

공산 국사체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
긴밀한 상호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

‘북한만 알면 북한도 모른다.’ 북한의 특수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방해하는 왜곡 렌즈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수령제와 세습, 군사국가 등 북한만의 특수성이라고 여겨지는 현상들이 사실은 정도와 지속성에서 차이가 있을 뿐 과거 몇몇 공산주의 국가들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안다면 북한에 대한 시각과 분석이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북한을 예외 국가로 보려는 경향이 강하게 존재한다.

북한 핵 보유 역시 마찬가지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북한 핵 문제를 북한에만 국한해서 보려는 경향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북한 핵 문제가 국제화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많은 분석과 전망이 북한 혹은 남북한 관계에 주로 집중하고 있다. 이는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란 핵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지만, 아직 북한 핵과 이란 핵의 연계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간간이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전해지는 게 대부분이다.

북한은 이란과 1973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1985년부터 미사일 협력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라크와 전쟁 중인 1987년 북한에서 스커드 미사일 100기를 구매했으며 북한 노동 미사일과 대포동 1,2호는 이란 샤하브 미사일 시리즈 개발의 토대가 되었다. 특히 두 나라는 미사일 시험발사와 시스템 대리 테스트, 각종 데이터 교환 등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교묘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현재 두 나라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도 협력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핵무기 분야 협력도 마찬가지다. 이란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북한 핵무기 기술과 장비를 이전받는 조건으로 북한에 상당한 재정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플루토늄 핵무기 생산 중단을 위한 협상을 하는 이면에서 이란과 우라늄 농축을 위한 협정을 맺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미국 NIE(National Intelligence Estimate) 보고서는 이란이 2003년 핵 프로그램 무기화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란이 핵탄두 개발을 북한에 위탁(아웃소싱 outsourcing)하고 원유와 천연가스를 제공한 시점과 일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유럽과 이스라엘 정보 관계자들은 북한이 2006년 10월 행한 핵실험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 다음 해인 2007년 초 두 나라가 새로운 협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지는 북한이 핵실험 당시 이란 과학자들을 초청해 참관토록 했다고 보도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나아가 이란 반체제 단체인 NCRI는 북한 과학자들이 테헤란 외곽 비밀 기지에서 이란 지하 핵실험을 지원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두 나라 간 핵과 미사일 협력이 중동과 동북아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광범위한 북-이란 간 핵·미사일 기술 협력은 중국의 적극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이란과 북한 핵개발이 자신에게 크게 불리하지는 않은 것으로 계산하고 있는 듯하다. 페르시아만 원유수송로를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에 불안감이 큰 중국은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이란과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고, 안보불안이 큰 이란 역시 중국과 협력이 절실하다. 더구나 두 나라는 이미 역사적으로 수천 년간 교류해온 경험이 있는 데다 과거 대제국으로서 서구에 모욕을 당했다는 공통된 역사 인식까지 더해져 양국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을 중심에 둔 북한과 이란의 전략적 제휴는 무성한 붕괴론에도 핵과 미사일을 무기로 북한 체제를 지탱해주는 주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2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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