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사회복음화를 위한 발상의 전환 필요

등록날짜 [ 2011-03-17 14:22:59 ]

복음화 척도, 빛과 소금의 사명 감당하며
나라 발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때 가능

요즘 이슬람 채권법 반대 논란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한 사건을 두고 기독교에 쏟아지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최근 사태를 중세 때 황제가 교황에게 굴복한 ‘카놋사의 굴욕’에 비유하는가 하면 정치권, 사법부, 언론에 있어 교회가 또 다른 권력이 되었다고 비꼬면서 기독교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고 있다.

예전에도 기독교에 대한 공격이 있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과 복음화 운동에 대한 적대감이 전 사회로 확산하는 느낌이다. 불교와 같은 타 종교는 물론, 적지 않은 지식인과 언론, 일부 정치인까지 기독교가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하고 갈등을 조장한다고 경계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급격히 확산하는 반기독교 정서를 보면서 영혼 구원을 위한 진심을 몰라준다고 억울해하거나 이 모든 것이 사탄의 방해라 생각하고 흔들림 없이 가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 복음을 통해 전체 한국사회를 변하게 하고 구원받는 이들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에게 문제점은 없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사회복음화는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강제로 교회로 끌고 오거나 기독교 의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영혼을 살리는 데 본질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음화율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기독교가 사회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해 두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사회복음화를 절대로 세속권력의 장악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사회지도층에서 기독교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각종 정책결정에 대한 교회 입김이 세지면서 마치 국가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민족복음화의 목표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 여당 국회의원이 대법관 전체가 교인이 되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나 대통령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모두 기독교인이 장악해야 한다는 기도가 그런 의향을 보여준다.

하지만 복음의 힘은 자발적으로 예수를 믿으면서 새로운 희망 속에서 스스로 변하게 하는 것이지 권력이나 지위를 이용해 사회를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사람들의 삶에 뿌리를 내리고 예수 향기를 발하지 않는다면 설사 기독교가 정치권력 전체를 장악한다고 해도 절대 사람들을 변하게 할 수 없으며 오히려 반감만 키울 것이다.

다음으로 영적 순결과 회개를 통해 처음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일부 교회의 헌금 횡령사건, 대표 선출을 둘러싼 싸움, 갈등을 부추기는 세련되지 못한 정치적 발언 때문에 기독교 전체가 지탄을 받는 경우가 많다. 오해나 침소봉대한 사건도 있지만 실제로 일부 성직자나 교인들의 도덕적 불감증이 세상 사람보다 더 못한 경우도 많다.

교회의 도덕과 순결은 세상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자의 영광을 위한 것이므로 세상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사회가 살기 어려울수록 교회가 앞장서서 사회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갈등을 해결하면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사회복음화는 교회가 비둘기같이 순결한 마음과 지혜를 가지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면서 나라와 민족의 발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때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통계로 보면 2005년 이후 한국에서 개신교를 믿는 숫자가 점점 줄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이 시기를 전후해 교회의 정치적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한다. 교회의 물질적 성장과 권력이 복음화의 척도는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사회복음화를 위한 발상 전환과 겸손한 마음의 회복이 절실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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