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선정적 언론 보도를 경계하며

등록날짜 [ 2011-04-29 16:07:21 ]

국민이 ‘황색 저널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 정화와 순수 비판 기능에 매진해야

요즘 고1인 아들과 나누는 대화내용이 사회 분야일 때가 잦다.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수업 중 토론식 주제발표가 많다고 하니 아버지로서 마땅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난주에는 아들이 토론 주제를 ‘언론계의 올바른 기능’으로 정했다면서 조언을 구하기에 몇 가지 얘기를 해 준 일이 있다.

언론이 사회정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되지 못하며 마치 사람의 순환 계통에 문제가 있을 때 질병이 생기는 것과 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우리 사회의 많은 이슈 중에서도 언론이 선정적인 주제에 집중하여 국민의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게 하는 황색 저널리즘(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범죄.괴기사건.성적 추문 등을 과대하게 취재.보도하는 언론의 경향)이 널리 퍼져 있다고 지적하고 대표적인 예가 상하이총영사관 사건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러자 아들은 그 사건과 황색저널리즘의 관계를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했다.

언론이 수행해야 할 그 사건의 본질은 몇몇 공직자의 기강해이와 이로 말미암은 국가 위신 실추를 막고 앞으로 유사한 경우가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언론이 이를 단순한 치정관계 스캔들로 만들어 국민으로 하여금 삼류소설을 읽는 느낌을 주고 말았다고 얘기해 주었다.

사실, 정부의 모든 정책이 100% 오류가 없을 수는 없지만, 최근에는 정부 정책 신뢰도나 공직자 윤리의식이 많은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방분야, 외교분야와 같은 국가안보 핵심분야의 정책수행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정책결정이든지 정책결정권은 정부에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국가의 기본적인 운영방식이다. 모든 국민이 원하는 정책이란 존재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어떤 부분에는 비판의 여지도 있게 마련이다. 정부 정책을 건설적으로 비판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국민이 비판만 가하여 국론이 분열한 나라의 장래는 희망적일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언론의 사회 비판 기능이 선진 사회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언론이 자칫 비판의 목소리만 높이거나 자본주의에 잠식되어 선정적인 기사만을 추구하는 경우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젊은이들이 연예인 관련 기사나 선정적인 언론 보도에 대한 관심을 끊고 자신이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분야에 매진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특히 지도자가 되려는 청년들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자들의 조언도 잘 들어주어야 하며, 아랫사람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또 자신이 믿고 따라야 할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으며, 조직을 위해 올바른 조언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한다면 나라와 개인의 장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온 국민이 단합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우리 세대에게 준 큰 축복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국론이 분열하여 정치.경제.사회적인 퇴보를 가져오거나 국력이 쇠약해져서 국권이 위협받는 일이 생겨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이 시대의 언론은 이러한 국가가 되도록, ‘사회정화’라는 본연의 책임과 국민계몽 기능에 매진해야 한다. 또 선정적 언론 보도에서 벗어나 올바른 윤리의식과 국민의 책임감을 일깨우는 선의의 공기(公器)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자유 독립이 보장된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초석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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