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5-22 11:43:45 ]
용량에 따라 설교 1400시간 이상 담을 수 있어
편리한 스마트폰으로 내 영혼의 유익 만들어야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걸어 다니며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다. 당시 주류를 이루던 LP 레코드는 워낙 커서 휴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62년 필립스사가 손바닥만 한 크기의 ‘카세트테이프’를 내놓았지만, 음악 감상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 때문에 카세트테이프는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1979년 일본 소니(SONY)사가 ‘워크맨(Walkman)’을 출시하자 카세트테이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워크맨은 이전에 나온 카세트테이프 기기와 달리 재생 전용이어서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고, 그 결과 걸어 다니면서도 음악을 듣는 것이 가능했다. 출시 후 2010년까지 2억 2000만 대가 팔렸다고 하니 실로 엄청난 인기라 하겠다. 워크맨은 오디오의 대세를 카세트테이프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워크맨 인기에 힘입어 카세트테이프는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 때문에 음악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보편화했다. 무엇보다 복음전도에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 우리 교회도 1986년 교회 개척 때부터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즉석에서 테이프로 제작했는데 성도들은 그것을 사려고 예배가 끝나자마자 앞다퉈 줄을 서곤 했다. 설교 말씀 테이프를 사서 다시 듣고 또 나누어 주는 것이 그 당시 큰 즐거움이었다. 실제로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를 듣고 우리 교회에 온 성도도 많았으니 카세트테이프가 꽤 많이 전도한 셈이다.
대학생 시절에 단순 작업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워크맨에 목사님 설교 말씀 테이프를 꽂고 온종일 들으면서 몇 달간 일한 기억이 난다. 아침에 테이프를 한 보따리 들고 가서 퇴근할 때까지 들었던 설교 말씀이 얼마나 꿀맛같이 달았는지 모른다. 지금도 소장하고 있는 옛날 설교 테이프를 보면, 설교 말씀을 사모하던 때가 생각난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던 카세트테이프가 요즘 점차 CD나 MP3 같은 디지털 매체에 밀려 사라지고 있다. 워크맨 신화를 창조했던 소니가 오래전부터 적자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카세트테이프를 장착한 워크맨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대세다.
특히 오디오 분야는 ‘MP3’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MP3’는 'MPEG-1 Audio Layer-3' 약자로, 음악 등 각종 오디오용 데이터를 압축 저장한 컴퓨터 파일을 말한다. MP3 강점은 압축능력이다.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1시간 설교를 MP3 파일로 바꾸면 대략 60MB(메가바이트) 용량 파일이 된다.
쉽게 계산하기 위해 50MB라고 할 때 1GB(기가바이트)가 1024MB이니 약 20시간 설교를 1GB 저장 장치에 담을 수 있다. 그러므로 16GB를 저장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는 360시간, 64GB 용량 스마트폰에는 무려 카세트테이프 1440개 분량 설교를 간단히 휴대할 수 있다. 방법도 간단하다. PC에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파일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
스마트폰만이 아니다. 이미 MP3 전용 재생기가 많이 나와 있고, CD에 담긴 MP3를 직접 재생할 수 있는 CD 플레이어도 보편화했다. 우리 교회도 최근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MP3로 제작하여 CD에 담아 보급하고 있으며, 초창기 목사님의 설교도 다시 CD나 MP3로 제작한다고 한다.
담는 매체는 변하지만 그것들에 담긴 복음은 영원히 변치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는 때다. 그러나 저러나 우리가 경험한 은혜를 새로운 세대가 더 좋은 환경에서 같이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이젠 필수가 된 스마트폰을 가장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비결은 바로 내 영혼의 유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했으니 지금 당장 내 스마트폰에 말씀을 가득 채워보자. 그리고 귀 기울여 들으며 은혜 받자.
위 글은 교회신문 <29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