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공직자의 각성을 바라며

등록날짜 [ 2012-07-17 13:42:15 ]

국민이 관료집단 불신하면 역량 결집 힘들어
부당한 이득을 탐하지 않는 리더 필요한 때

대통령의 친형이자 다선 국회의원인 이(李) 모 의원이 저축은행에서 거액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으레 정권 말기에는 최고 권력자의 측근과 친인척들이 각종 비리혐의로 구속되고 수사받는 일이 관행처럼 되풀이됐고 앞으로도 권력과 유착된 일들은 계속 벌어질 것이다.

과거 정부도 그렇고 현 정부도 그렇고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각종 비리만은 잡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지만 그것 역시 공허한 약속임을 이제 국민도 안다. 하루가 멀다고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각종 탈법, 부정, 권력 남용, 뇌물 수수 등을 접하니 이제 국민도 어지간한 뉴스에는 또 그런가 보다 하며 냉소를 보낸다.

하지만 대통령의 권한이 유독 강하고 집단의식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 권력형 비리가 미치는 폐해는 매우 심각하기에 이를 바로잡아야만 한다. 당사자들이야 처벌로 죗값을 치르면 끝이라 생각하겠지만, 국가적 손실은 결국 국민의 혈세로 메워야 하고, 잘못된 정책이나 제도를 바로잡으려면 엄청난 손해와 갈등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권력형 비리와 약탈적 리더십의 만연은 공정성에 대한 믿음과 가치를 손상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 배만 불리면 된다는 그릇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

국민이 지도자와 관료 집단을 불신하면 정치가 실종하고 사회발전을 위해 역량을 결집하기 어렵고 결국 나라 전체가 파산할 수도 있다. 각자 부정한 방식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원칙을 무시하면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정글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조직이론과 리더십의 권위자 제임스 G. 마치 교수는 리더의 유형을 몇 가지로 나누고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 사적 야심을 충족하는 리더를 ‘약탈적 리더’라 불렀다. 이들은 사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방편으로 지위를 이용하며, 공공의 이익보다는 자신이나 측근의 이해를 더 우선시한다.

이런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자리에 있으면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나 측근은 득을 보지만 조직 전체는 큰 해를 입을 수 있다. 사극에서 흔히 보는 탐관오리가 이런 유형인데,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사회가 계몽된 오늘날에도 이런 약탈적 리더는 여전히 활개를 친다. 이들은 겉으로는 국민과 나라에 헌신하고 희생한다고 하지만 자신의 명예와 물욕에 더 신경을 쓰며, 측근에게만 부당하게 특혜를 베풀어 나라 전체의 발전이나 공인된 책임은 형식적으로 챙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행히 대선 국면에 접어들고 여야의 유력주자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제민주화, 사회정의, 국민의 행복 등을 이슈로 부각시켜 각종 부조리와 비리를 근절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구호가 말로만 그치지 않으려면 국민이 좀 더 깨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선거에 나서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각성해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 회복과, 국민의 양심과 시민 의식에 기반을 둔 감시와 통제가 더 필요하다.

우리 국민이 가지는 고질적 병폐의 하나는 공직자나 정치인들에게는 청렴과 정직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이들의 물질적 풍요나 성공을 부러워하는 이중성이다. 이런 분위기가 공적인 삶에 충실하고 사적 이익에 매이지 않는 정직한 리더보다는 뒷골목 보스 같은 리더를 낳는다. 사회는 우리가 모두 함께 만드는 것이고, 관리들은 무엇보다 부당한 이득을 탐내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감독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책망할 것이 없고 제 고집대로 하지 아니하며 급히 분내지 아니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더러운 이를 탐하지 아니하며”(딛1:7)

위 글은 교회신문 <29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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