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훌] 모든 경기는 자신과 싸움이다

등록날짜 [ 2012-08-14 10:08:27 ]

가장 이기기 어려운 상대는 바로 자신
정신적 무장 없이는 영적 승리도 없어

계속되는 찜통더위와 열대야에 시달리는 국민에게 런던에서 들려오는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는 피로를 씻어주는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했다. 스포츠의 묘미는 경기 자체에도 있지만, 선수들이 보여주는 불굴의 의지와 시련을 이기고 투지를 펼치는 휴먼 드라마에서 찾을 수 있다.

우승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을 보면 관중은 그들의 기쁨을 함께 느끼며 눈시울을 붉힌다. 또 전혀 예상치 못한 무명 선수들이 선전하는 반면,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최고 선수들의 부진과 실패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평소 전력과 기량을 평가한 세계 랭킹 순위에 따라 선수들의 우승 여부를 예측하지만, 막상 경기를 해보면 이변이 속출하여 관중이 즐거워한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다.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니 빠른 경주자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유력자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라고 식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명철자라고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기능자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라”(전9:11). 최종 승리는 결국 승부를 펼쳐봐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최근 10대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유행어 중 ‘멘탈갑’(甲)이라는 말이 있다. 정신을 뜻하는 멘탈(mental)과 최고라는 말인 ‘갑’을 합한 것으로 ‘최고의 정신력 혹은 강한 사기’ 정도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정신력과 의지로,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에서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평소 랭킹이 높고 우승 가능성이 많은 선수일수록 더 큰 심리적 부담을 갖지만, 반대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하위권 선수들은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본 경기에서 무명 선수가 강한 선수를 이기는 것이다. 이번 펜싱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지연 선수나 사격 은메달리스트 최영래 선수 같은 경우를 네티즌들은 ‘멘탈갑’ 전형으로 꼽으며 찬사를 보낸다.

올림픽 같은 세계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은 상대와 싸우기 전에 자기 자신을 다스리며 평소 훈련에서 한 것처럼 침착하게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혹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하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렵게 준비하고 별러 온 경기를 한순간 긴장이나 실수로 망친다면, 그보다 더 원통한 일이 있을까.

‘멘탈갑’이라는 용어야말로 가장 이기기 어려운 상대는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쳐 준다. 올림픽 같은 경기는 아니지만 우리도 모두 하루하루 경주를 하고 있으며 목표를 이루려고 애를 쓴다. 모든 시합과 경기에서 최고 기량을 발휘하고 원하는 성과를 달성하려면, 전략도 잘 짜고 준비도 잘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세상 삶뿐 아니라 천성(天成)을 향해 나아가고 영혼의 때를 준비해야 할 성도는 특별히 눈에 보이지 않는 강한 적과 날마다 싸워야 한다. 혈과 육의 존재인 우리가 영적 존재와 하는 싸움은 세계 랭킹 1위와 꼴찌 싸움보다도 더 큰 전력 차가 있기 마련이다. 아무런 정신적 무장 없이 임하거나 한눈을 팔면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그런데 영적 전쟁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육신의 욕망과 세상에 대한 미련이다.

어떻게 해야 성도가 ‘멘탈갑’ 상태에 도달할까? 성경은 우리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할 때만 마귀에 대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고한 우리 선수단에 격려를 보내며 우리도 새롭게 영적 무장을 하자. 

위 글은 교회신문 <30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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